배우 김새론, 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벌금형'法 "죄질 나쁘나 초범에, 피해자와 합의한 점 고려"
  • ▲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김새론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김새론은 벌금 2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서성진 기자
    ▲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김새론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김새론은 벌금 2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서성진 기자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가드레일·가로수·변압기 등을 3차례 이상 들이받고 도주해 불구속 기소된 아역배우 출신 김새론(23)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이환기)은 5일 오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김새론에게 검찰 구형량과 동일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동승자' 김OO 씨는 이날 불출석해 선고가 내려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교통상황 발생 수사보고서와 CCTV 영상 등을 보면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며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과 신체·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범죄로 엄벌할 필요가 있는 데다, 피고인의 운전 거리도 짧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서울 도심에서 자신의 차량(랜드로버 디펜더 110)을 몰고 가다 지상변압기 등을 파손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인근 상점 50여 곳에 3시간가량 전기 공급이 끊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김새론의 공소사실을 거론하며 죄질이 좋지 않음을 지적한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과가 없는 초범인 데다, 사고 피해에 대한 보상을 대부분 마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김새론에게 벌금 2000만원을 구형하자, 김새론의 법률대리인은 "현재 피고인은 '소녀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있어 피고인의 가족들 역시 힘들어 하고 있고, 막대한 피해 보상금을 모두 지급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검사님께서도 이런 사정을 참작해 벌금형(2000만원)을 구형한 걸로 생각된다. 최대한 선처해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변호인은 국내 10대 로펌에 속하는 B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로, △광주지검 순천지청 부장검사 △인천지검 금융·조세범죄전담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형사1과장 등을 지내다 2019년 퇴임한 전관변호사다.

    만취 상태‥ 가로수·가드레일·변압기 3차례 이상 들이받아

    김새론은 지난해 5월 18일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몰고 가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3차례 이상 들이받고 도주하는 사고를 저질렀다.

    이 사고로 인근 상점 57곳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약 3시간 만에 복구되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인도 위 시설물을 들이받은 후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자리를 이탈한 김새론은 사고 현장에서 약 640m 떨어진 곳에서 시민의 제지를 받고 멈춰섰다.

    "SUV가 비틀거리며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있다"는 신고를 수차례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새론을 상대로 음주감지기 조사를 한 뒤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김새론이 경찰의 측정을 거부, 채혈검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 이튿날 강남구 신사동 인근 병원에서 채혈검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일단 음주감지기 조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운전을 하다 각종 시설물을 들이받은 혐의가 명확해 김새론을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했다.

    채혈검사 결과 김새론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기준(0.08%)의 약 2.5배 수준인 0.227%로 나오자, 경찰은 김새론을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사고 당시 김새론의 차량에 타고 있었던 20대 동승자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겼다.

    '소녀 가장 호소' 김새론… '10대 로펌' 전관변호사 고용

    이후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새론은 지난달 8일 열린 1차 공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소녀 가장'으로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으며 피해 배상금 지급에 따른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으나, 본지 보도로 '국내 10대 로펌'의 대표변호사를 고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자 김새론은 자신이 생활고를 겪고 있음을 입증이라도 하듯, 지난달 11일 인스타그램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해당 카페 측이 "김새론의 친구가 모 매장에서 일한 적은 있으나, 김새론이 근무한 사실은 없다"고 밝히면서 김새론이 허위로 사진을 올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김새론의 변호인인 전관변호사 A씨는 지난달 10일 법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씨는 그간 벌었던 돈을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는 데 써왔고, 이번 사건 이후로 광고 등의 위약금을 물게 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게 사실"이라며 "수임료도 보통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김씨가 보유한 차는 사건 이후 처분했고, 방송에 나온 아파트는 기획사의 소유로, 사건 이후 해당 아파트에서 퇴거해 월세로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4일 연예전문매체 디스패치가 한 독자의 제보를 받아 김새론이 지난 2월경 서울 강남의 한 '홀덤펍'에서 텍사스 홀덤 플레이를 즐기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김새론의 생활고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