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초등 검정교과서 '이승만 폄훼' 논란… 홍후조 교수 "교육부, 직권으로 삭제해야"

초등 검정교과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독립운동 등 이승만 업적 축소 기술홍후조 "이승만은 '분단의 원흉', 김구는 '통일의 화신'인 듯 '남남갈등' 유발""교과서, 이승만은 단독정부, 김구는 통일정부 수립을 주장한 것처럼 호도""北공산정부 수립된 이후에 나온 이승만 정읍발언, 南 공산화 방지 위한 것""역사 교과서, 국정으로 되돌려야… 국정 4~5판만 가도 좋은 교과서 나와""이승만 對 김일성, 대한민국 對 북한 초대내각, 농지개혁 對 토지개혁 비교해야"

입력 2023-03-31 21:22 수정 2023-03-31 21:32

▲ 초등 5·6학년용 '사회' 검정 교과서가 이승만의 '정읍발언'과 김구의 '남북한지도자회담에 참여하는 성명서(삼천만동포에게 읍고함)'를 대조시킨 부분. ⓒ홍후조 교수 논문 '이승만은 분단의 원흉이고, 김구는 통일의 화신인가?' 캡처

올해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초등학교 검정 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의 공(功)인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의 의미와 독립운동 등은 거의 기술하지 않고 '정읍연설(정읍발언)'이 나온 배경도 생략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3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초등 5·6학년용 '사회' 검정 교과서가 이승만은 '분단의 원흉', 김구는 '통일의 화신'으로 규정하며 남남갈등(南南葛藤·남한 내부의 이념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 교수는 "이승만과 김일성을 대조하거나 남한의 '농지개혁'과 북한의 '토지개혁', 이승만 초대 내각과 김일성 초대 내각을 비교·대조하는 것이 맞다. 이승만과 김구를 '분단'과 '통일'로 대조하면 남남갈등을 유발한다"며 "교육부는 이런 악의적 내용을 직권 삭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이승만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으며 "당시 '최빈최약소국'이었던 한국이 최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사실 미국 입장에서는 이승만이 설치한 '덫'에 걸렸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에도 미국은 동아시아 정책을 일본 중심으로 쓰려고 했다. 우리에게 원조물자도 소비재를 중심으로 주고 대개 생산재는 일본에서 사다 쓰게 했다. 이승만은 미국에 '소비재로는 안 된다. 우리도 경제개발과 자주독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재 위주로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우리가 농업에 필요한 질소비료 공장, 도시화에 필요한 시멘트 공장, 판초자(판유리) 공장, 제철제강 공장을 만들었다"며 "이승만은 '문맹퇴치'를 위해 인재를 양성하기 시작했고, 문맹자들에게도 선거권을 주자고 주장한 지도자는 미 군정기 당시 이승만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제시한 대조적 입장>과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요구한 활동>. ⓒ홍후조 교수 논문 '이승만은 분단의 원흉이고, 김구는 통일의 화신인가?' 캡처

앞서 홍 교수는 지난 1월 27일 '2023년도 제1차 국가교과서포럼'에서 '이승만은 분단의 원흉이고, 김구는 통일의 화신인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고 초등학교 검정 사회교과서 11종의 대표적인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특히 홍 교수는 "5학년 2학기 검정 사회교과서 11종 가운데 8종이 학생들에게 이승만의 '정읍발언'과 김구의 '남북한지도자회담에 참여하는 성명서(삼천만동포에게 읍고함)'를 대조시킨 후 누구의 편을 들 것인지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비상 교과서는 지도서에 해당 문제를 출제해 이승만은 단독정부 수립을, 김구는 통일정부 수립을 주장한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승만의 정읍발언은 1946년 6월 3일에 나왔다. 북쪽에 사실상의 북한 정부인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수립된 지 4개월이 지나서다. 심지어 북한이 통치체제와 법규 정비, 토지개혁(토지개혁법령), 반공인사 숙청(친일파, 민족반역자에 대한 규정 채택) 등 각종 공고화 작업을 진행한 이후다. 그런데도 이승만을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한 '분단의 원흉'인 듯이 서술하는 것은 "역사왜곡"이자 "개인 명예훼손"이라는 지적이다. 

이승만은 정읍발언을 통해 "이제 무기한 연기된 회의가 재개될 기색도 보이지 않으며 통일정부를 몹시 기다리지만 잘되지 않으니, 우리 남쪽만이라도 임시정부 혹은 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해 38 이북에서 소련이 물러나도록 세계의 여론에 호소해야 할 것이니, 여러분도 결심해야 할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홍 교수는 "정읍발언은 북한 임시인민위원회에 대응해 남한의 공산화를 방지하는 '남한과도정부수립론'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승만을 분단세력으로 모는 것은 현실 정치의 남남갈등에서 정당성과 우위를 차지하려는 좌측진영에서 만들어내는 거짓 선전선동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구 선생이 "한국이 있어야 한국 사람이 있고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또 무슨 단체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자주독립적 통일정부를 수립해야 하는 이때에 어찌 개인이나 자기 집단의 욕심을 탐해 국가 민족의 백년 계획을 그르칠 사람이 있으랴"는 '삼천만동표에게 읍고함' 성명서를 낸 날짜는 1948년 2월 10일이다.

이미 북한이 △도·시·군 인민위원회 선거 실시했고 △1947년 2월 북조선인민회의(국회)를 구성했고 △인민회의가 북조선 인민위원회(행정부)를 선출했고 △1948년 2월 8일 '조선인민군'을 창설한 이후다.

홍 교수는 "이승만과 김구는 독립운동에서 평생 동지였다. 적어도 자유민주공화국, 기독교에 기반한 미국식의 나라를 만들자는 데서 둘은 일치했다. 다만 대한민국 수립 직전 1~2년간 김구는 남한에서 신뢰를 잃어가서 설 자리가 협소했다. 그래서 북한 또는 좌익들과 함께 이승만 노선에 대항하고 반대한 것"이라며 "그런데 왜 김구의 막판에 흔들린 변심을 이승만의 '분단 획책'으로 몰아가는가. 이는 만부당한 역사왜곡이고 정치적 마타도어에 선전선동"이라고 비판했다.

▲ 대한민국과 북한의 초대 내각 구성원 비교 - 어느 쪽이 친일 내각인가? ⓒ홍후조 교수 논문 '이승만은 분단의 원흉이고, 김구는 통일의 화신인가?' 캡처

그러면서 그는 "사회과는 초등학생에게 기초적인 역사적 사실을 소개해 국가적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교과"라며 초등학생에게 대조해 보일 만한 건국전후기의 역사적 사실로 △이승만 대통령과 김일성의 비교 △대한민국과 북한의 초대 내각 구성원 비교(어느 쪽이 친일 내각인가) △남한의 농지개혁과 북한의 토지개혁(어느 쪽이 농민을 부유하게 했는가) 등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5년마다 '교육과정 전면개정에 교과서 전면개편'이라는 낭비적 폐습에 젖어 있다. 더 나은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만들어낼 뿐이다. 국어와 국사는 국가적 관심과 국익에 기반한 사회의 한 축인 역사 교과서는 국정으로 되돌리고 판수를 1판, 2판, 3판... 10판, 20판 등 누적해 좋은 교과서를 만들어 줘야 한다. 국정으로 4~5판만 가도 좋은 교과서가 나온다"고 거듭 강조했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전·충청·세종

메인페이지가 로드됩니다.

로고

뉴데일리TV

칼럼

특종

미디어비평

제약·의료·바이오

선진 한국의 내일을 여는 모임. 한국 선진화 포럼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