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월드팩트북에 북한 여성 의무복무기간 5→8년 수정… 남성은 10년코로나19 이후 최악 식량난 여파 분석… "부족한 농촌 인력 탓 軍 동원"
  • ▲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북한 군인들이 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북한 군인들이 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북한이 남녀 의무복무기간을 최대 3년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현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2일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북한의 남녀는 모두 17세쯤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남성은 최장 10년, 여성은 최장 8년을 의무복무해야 한다.

    지난해 12월2일까지만 해도 CIA가 파악한 북한 여성의 의무복무기간은 5년이었다. 불과 3개월만에 3년이나 늘어난 셈이다.

    북한 남성도 상황은 비슷하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2월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에서 북한 남성의 군 복무 기간이 9~10년에서 7~8년으로 단축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지난해 발간된 CIA 월드 팩트북 역시 남성의 군 복무 기간을 7~8년으로 기술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북한의 남녀 모두 의무복무기간이 연장된 것이다. 북한이 의무복무기간을 늘린 원인으로는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식량난'이 꼽힌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9일 유엔 인권이사회(UNHCR)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42%가 식량 부족으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 이전 연간 7000만달러 규모로 쌀을 수입해왔다. 그러다 코로나19 창궐과 함께 국경이 봉쇄되면서 최악의 식량난을 맞았다. 급한대로 군량미까지 풀어 위기 타개를 시도했으나 미봉책에 불과했다. 북한은 군인들에게 지급하는 식량까지 줄여 '애국미 헌납운동'까지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군 복무 규정을 올해부터 변경했는데, 군인들은 제대하기 전에 3년간 농촌에 진출해 농사를 지어야 군사 복무를 마친 것으로 인정된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부족한 농사 인력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을 농촌에 강제 투입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북한 관영매체는 농업과 관련된 내용들을 연일 보도하면서 내부 사회적 혼란을 잠재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전당이 농업발전을 위한 투쟁에 떨쳐나서자'라는 사설을 1면에 싣고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식량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여 전반적경제발전의 근본동력을 강화하려는 당중앙의 결심은 확고부동하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이어 "농촌문제해결은 우리 당이 사회주의위업실현에서 내세운 선결적이며 전략적인 최중대사로, 농촌문제를 성과적으로 풀어야 우리의 혁명진지, 계급진지를 백방으로 다지고 사회주의건설의 물질경제적토대를 강력히 구축하며 국가사회제도를 끊임없이 공고발전시켜나갈수 있다"고 했다. "농촌의 비약적발전이자 국가의 전면적발전이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승리적 전진"이라고도 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20일 김덕훈 내각 총리가 황해남·북도 농업부문 사업 현장을 둘러보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김덕훈 동지는 나라의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의 농사를 잘 짓는것이 가지는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CIA에 따르면, 북한군은 대부분이 징집병으로 16세에서 54세 사이의 북한 남성 중 20%는 '현역 군인' 신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18~27세 남성으로 구간을 좁히면 '현역 군인' 비중은 30%까지 늘어난다. 군대에서 여성의 비중은 2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 ▲ 북한이 지난달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개최해 농사 문제를 논의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북한이 지난달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개최해 농사 문제를 논의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