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일 기간 동안 정상회담·정재계 인사들 모두 만나 對 한국 수출 규제 풀고, 지소미아 정상화·셔틀외교 복원일본 여야 유력 인사들과도 면담·日 경제인들엔 협력 당부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일 정상이 12년 만에 양자 외교를 진행해 양국 관계 회복에 물꼬를 텄다. 경제·안보·외교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16일 일본을 실무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84분에 걸친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색됐던 양국 관계를 푸는 신호탄은 정상회담 직전 윤 대통령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한국 기업이 재단을 통해 '제3자 변제'하기로 한 결단이었다.  

    양국 관계 경색의 직접적 원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이 발단이었다. 판결이 내려지자 일본은 강력 반발했다. 일본은 한국에서 일본 전범 기업 한국 자산 현금화가 추진되던 지난 2019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일부 품목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뺐다. 문재인 정부는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겠다고 맞섰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이같은 갈등 현안은 대부분 해소됐다. 양 정상은 셔틀 외교 재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수출규제 해제 등 꼬여있던 양국의 현안을 풀고, 미래 지향적 관계를 정립하기로 했다. 

    정상회담 후 양 정상은 도쿄 긴자 요시자와 식당에서 부부 동만 만찬을 가진 뒤, 두 정상만 따로 128년 역사의 경양식집인 '렌가테이'(煉瓦亭)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이같은 연쇄 만찬은 매우 이례적이다. 양 정상은 한국 소주와 일본 맥주를 섞은 '화합주'를 마시며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에 쐐기를 박았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일한 의원 연맹 및 일한친선협회중앙회 접견에서 일한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하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일한 의원 연맹 및 일한친선협회중앙회 접견에서 일한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하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방일에서 한일 정상회담뿐 아니라 의미있는 자리들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날인 17일 한일의원연맹·한일협력위원회 소속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직접 교류에 나섰다. 

    일본 자민당 부총재인 아소 다로 전 총리와, 한일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하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만나 한일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주인공인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딸인 오부치 유코 일한의원연맹 부회장은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한일 간 제반 분야 교류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민당 뿐 아니라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지도부와 자민당의 연립 여당인 공명당 지도부와도 면담에 나서 의견을 들었다. 

    특히 공명당은 일본 지방의회 70% 이상을 장악했을 만큼 정치 기반이 강하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남에서 지난해 12월 방한 당시 선물받았던 '윤석열 시계'를 차고 나오기도 했다.

    일본 정계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두고 "대승적 결단과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며 양국 협력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양국의 협력은 경제 분야에서 꽃을 피울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17일 한일 유력 경제인이 모인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게이단렌(일본경제인연합)과 전경련(한국전국경제인연합)이 마련한 자리다. 두 단체는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만들어 한일관계 정상화에 기여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게이단렌 소속인 미쓰비시상사, 미쓰이, 히타치, 마루베니, 도레이 등 유명 글로벌 CEO들을 만나 한일 경제협력에 대한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했다"며 "1박2일 간 일본 조야를 누비며 한일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증진에 필요성을 적극 설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