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준석'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전원 탈락 고배성상납 의혹, 내부총질로 중징계… 이준석과 연대 자충수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지지를 받았던 일명 '천아용인(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연합뉴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지지를 받았던 일명 '천아용인(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연합뉴스
    국민의힘이 3·8전당대회를 통해 '김기현 지도부'를 새롭게 탄생시킨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지했던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은 단 한 명도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오히려 이 전 대표와 연대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과 손 잡은 '천아용인'… 지도부 입성 전원 실패

    9일 여권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를 필두로 한 지도부가 출범했다. 김 대표와 함께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신임 최고위원과 장예찬 신임 청년최고위원이 함께 지도부를 이끌 예정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뒷받침을 받았던 일명 '천아용인'은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천하람 당대표후보의 경우 6만9122표를 얻어 득표율 14.98%(3위)로 낙선했다.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후보도 각각 9만276표(득표율 9.90%)와 9만9115표(10.87%)에 그치며 떨어졌고, 이기인 청년최고위원후보는 8만4807표(득표율 18.71%)를 얻어 장 청년최고위원에게 밀려 탈락했다.

    이에 경선 과정에서 주로 '친윤(친윤석열)' 후보들과 대립각을 세운 탓에 당원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이번 전당대회부터 당원선거인단투표 100%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가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내부총질' 사태로 인해 개최된 만큼, 이 전 대표와 손을 잡은 것이 당심 공략에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유지 의무 위반과 당내 인사들을 향해 '양두구육' '신군부'라는 표현을 썼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총 1년6개월의 당원권 정지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사상 초유의 집권 여당 대표에게 징계 결정을 내린 것이다.

    심지어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투표 하루 전인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을 이문열 작가의 소설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등장하는 '엄석대'에 빗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내부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 질타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천아용인'이 이 같은 이 전 대표와 손을 잡고 경선에 돌입했기 때문에 오히려 당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가장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천아용인이 모두 떨어진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라며 "이 전 대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많은 태도가 당의 지도자나 중심 역할을 할 사람이 아닌, 당의 진로에 방해가 되고 심지어 당을 망가뜨리려 한다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와 그를 따르는 4명의 후보는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얻으려고 하지 않고 그저 싸워서 비난하고 공격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태도를 가졌다"며 "당원들이 '이준석 정치'의 완전한 청산의 계기를 마련하고, 더이상 이런 식으로 정치 하지 말아 달라는 그런 결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병민 최고위원 역시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과할 정도로 현정부에 대한 비판을 넘어선 비난 메시지들이 이 전 대표와 함께 어우러져 나타났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우리 국정 운영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원들의 마음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짚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천아용인의 전원 낙선이 결정된 직후인 지난 8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네 명의 후보 모두 후회 없는 선거를 하고자 했고 두려움 없이 선거에 임했다. 강한 것과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옳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으뜸 가는 전략이었다"며 "지지해 주신 당원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더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