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OO 광주대 교수, 3년 전 재승인 심사위원장 맡아당시 방통위 국·과장과 공모… '점수 수정 종용' 의혹
  •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윤OO(63)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겸 KBS 이사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회부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박경섭)는 8일 윤 교수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20년 3월 당시 방통위 양OO 방송정책국장과 차OO 방송지원정책과장이 TV조선의 최종 평가점수를 알려주면서 점수표 수정을 요구하자, 윤 교수가 이들과 공모해 TV조선의 중점심사사항 점수를 낮게 수정하도록 심사위원들을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윤 교수는 평가점수가 조작된 사실을 모르는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게 조작된 점수로 TV조선의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도록 함으로써 방통위 상임위원들의 직무(재승인 심의 및 의결) 집행을 방해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점수 누설, 점수 조작, 재승인 기간 단축 등 관련자들의 추가 혐의를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윤OO KBS 이사, 방통위 국·과장과 공모‥ 점수 조작 의혹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사건'과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가 재판에 회부된 건 이번이 세 번째. 앞서 감사원 조사 자료와 압수수색 등을 통해 방통위 직원들의 위법 행위를 포착한 검찰은 양 국장과 차 과장을 각각 지난달과 지난 1월 공무상 비밀 누설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두 사람은 오는 4월 첫 재판을 받는다.

    검찰은 2020년 3월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TV조선이 재승인 요건을 충족하는 평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집계되자, 양 국장이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윤 교수에게 TV조선에 대한 평가점수 집계 결과를 몰래 알려줘,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고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 과장은 2020년 4월 당시 TV조선의 최종 평가 점수(공정성 부문)가 '과락'으로 조작된 사실을 방통위 상임위원에게 보고하지 않고,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TV조선, 공정성 점수 '과락'… '재승인 거부' 사유 발생


    방통위에 따르면 TV조선 등 종편 4개사는 3~5년마다 이뤄지는 재승인 평가에서 1000점 만점에 650점을 넘기고 중점심사사항(공정성 등)에서 기준점의 절반 이상을 얻어야 재승인을 받을 수 있다.

    2020년 심사 당시 TV조선은 총점(653.39점)이 재승인 기준점수인 650점을 넘겼으나, 중점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부문에서 과락해 위기에 몰렸다. 총점이 650점 이상이라도 중점심사사항에서 심사 기준점에 못 미치면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공정성 항목에서 기준점의 절반인 105점에 0.85점 미달하는 104.15점을 받은 TV조선은 2020년 3월 26일 '재승인 보류' 결정을 통보받았으나 같은 해 4월 20일 '조건부 재승인' 허가를 받아 기사회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