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검 항의방문·의총… 이재명 소환 통보에 단일대오국민의힘 "개인 비리 밝혀내는 데 당 전체가 나서" 민주당 비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검찰이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리'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가운데,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은 17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규탄하는 한편 당 의원총회를 열고 단일대오 구축에 집중했다.

    민주, 대검 항의방문… "사법살인"

    민주당은 먼저 검찰이 이 대표에게 출석을 통보한 것과 관련, 투쟁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지난 10일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한 데 이어, 또다시 이틀간에 걸친 소환 일정을 언론에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오로지 선거에 패배한 정적을 죽이려고 윤석열검찰이 혈안이 돼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쯤 되면 법의 외관을 빙자한 사법살인"이라고 규정했다.

    또 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수사로 맞불을 놓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 의원은 "전 정부 인사와 야당 인사에 대한 정치탄압 수사는 전방위·무차별적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는 면죄부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 대표를 둘러싼 관계자들의 압수수색이 224건인 반면 김건희 여사 관련 압수수색은 지난해 10월 기준 단 한 건도 없다"며 "김 여사가 깊이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한동훈 장관이 연루된 의심을 받았던 검언유착사건의 진실을 가리려 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함께 김건희 여사의 수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함께 김건희 여사의 수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박홍근 "'김건희특검' 추진할 것"

    이어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 소속 의원총회를 열고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정치검찰은 윤석열 대통령과 선거 때 경쟁했던 제1야당 당대표를 설 직후에 이틀에 걸쳐 또 소환하겠다고 밝혔다"며 "대장동사건은 증거 없고 진술에만 의존하는 '공작수사'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계속된 정권의 국정 실패와 무능, 강압적인 당권 개입으로 또다시 지지도가 주저앉자, 어떻게든 설 밥상 화제를 면해보려는 윤석열사단의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새로운 증거들이 쏟아져도 단 한 차례 소환도 없이 오직 '야당 대표 죽이기'에만 정신없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심을 읽고 국민의 눈치를 조금이라도 본다면 검찰이 최소한의 조사라도 해야 하건만, 오직 '윤심(尹心)'이 짜 준 각본에만 충실하다"며 "검찰이 김건희 방탄과 야당 공격에만 열중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 민주당은 '김건희특검'을 추진하고, 무너진 공권력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예고했다.

    與 "여론 호도에 속아 줄 국민 없다"

    국민의힘은 "대표 개인의 비리 의혹을 밝혀내는 것에 당 전체가 나서야 하는 국회 제1야당의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맹폭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비리를 밝히는 정당한 수사를 조작과 정치 수사라는 여론 호도에 속아 줄 국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맞섰다.

    양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수사가 이재명 대표를 악마화하는 것이라며 연일 초조한 목소리를 높이는 민주당이지만, 법과 원칙에 따른 정당한 수사에 대해 온갖 혐오적 표현을 끌어 붙이는 것이야말로 검찰을 악마화하려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있는 혐의가 선의로 바뀔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당권 장악 시도에 여론이 나빠지자 물타기용 정치 수사 쇼에 나선 것"이라며 "야당 대표 악마화에 여념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 대표에게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사건'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27일 혹은 30일 출석해 조사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는 업무상 배임 및 부패방지법 위반,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약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