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경태 "공천 완전국민경선제… 비례대표·불체포특권 폐지하겠다"

국민의힘 3·8전당대회에 뛰어든 당권주자들의 세력화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당 현역의원들은 대부분 '윤심' 후보인 김기현 의원을 지원하고 있고, 비윤계 인사들은 나경원 전 의원 출마를 종용하며 견제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의 '3폐 개혁' 공약이 눈에 띈다. 조 의원은 지난 16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비례대표제 폐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정당보조금 폐지를 담은 이 공약과 관련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후진정치를 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5선 국회의원으로 당권주자 중 최다선인 조 의원은 '물갈이'와 '세대교체'를 두고 "유권자의 몫"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윤미향·김의겸·신현영·장경태 민주당 의원을 거론하며 "요즘 사고 치는 사람들을 보면 초선이다"라고 꼬집었다. 단순히 국회의원 선수가 많다고 물갈이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정치인이 계속하도록 유권자의 선택지를 열어 둬야 한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당대회 룰을 확정하기 전부터 당원투표 100%를 주장했다. 다만 총선 공천권은 100%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당대표는 당원들의 대표라 외부 여론을 듣지 않지만, 공직선거는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줘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정치권에 계속 남아있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정치의 현 바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 대표의 결별을 촉구했다. 다음은 조 의원과 일문일답.

"사극을 보면 간신과 충신이 있다. 간신이 지배하게 되면 왕조는 망한다. 정권도, 현대사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마음에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우리 당명이 국민의힘이다. 특정인의 이름이 아니라 국민이 들어간다. 명색이 여당이지 않나. 여당은 여당답게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나온 후보자들을 보면 상당히 위약하다. 저는 무소의 뿔처럼 '정치인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변화와 개혁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달렸으면 좋겠다. 호남 이야기 하고 젊음 이야기 하는 것은 전체 테두리 속의 한 부분이지 않나. 이준석 전 대표가 당대표 할 때 청년들한테 무슨 희망을 줬나. 이 전 대표처럼 젊은 사람이 당대표가 됐다는 것 말고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호남에서 약진했다고 뭐가 달라졌나. 일종의 말장난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큰 틀의 의미로 정치가 개혁돼야 한다. 정치를 먼저 개혁해 국민이 정치인들을 존경하고 최소한 존중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

"공천권을 당대표가 좌지우지한 것이 70년이 넘었다. 제가 당대표 되면 공천권을 우리 당원과 국민에게 100% 돌려드릴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하고 있다. 링컨 대통령이 뭐라고 했나.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연설했다. 그때로부터 160년이 흘렀다. 우리나라 경제 수준이 미국에 160년 뒤처진 것은 아니지 않나. 정치는 뒤처져 있다. 그래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줌으로써 더이상 당대표라는 자리가 공천권을 가지고 기득권을 누리는 권력의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 공천갈등이 빚어지기를 원한다면 타 후보를 지지하고, 원치 않는다면 조경태를 지지해 달라."

"잘못된 생각이다. 전 세계,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이런 나라들을 보면 당대표를 뽑는 데 외부 여론을 듣는 나라는 없다. 당대표는 반장선거와 같다. 당원들의 대표인데 왜 외부의 여론을 듣나. 다만 공직선거는 다르다. 공직선거는 국민이 뽑는다.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줘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미국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여론조사로 (의중을) 듣는 것이 아니라 선거인단을 만든다. 우리 당을 지지하고 중도를 지지하는,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를 국민선거인단으로 모집하면 된다. 그 사람들이 선택한 사람을 (공천) 후보로 뽑는 것이 가장 민주적이고 깨끗하다."

"유권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국민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열심히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세대를 교체한다' 등은 정치인들의 논리다.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을 청년이라는 이유로 뽑아야 하나. 요즘 사고 치는 사람들을 보면 초선이지 않나. 윤미향·김의겸·신현영·장경태 의원 모두 초선 아닌가. 국회의원 선수 많다고 물갈이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사람이 계속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유권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공천만 깨끗하면 10선까지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벌써 불협화음이 있지 않나. 장제원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이게 다 공천 때문이다. 당대표가 공천권 내려놓고 국민에게 다 준다고 하면 지금 당대표후보자가 다 숨을 수도 있다. 당대표가 권위를 내세우고 기득권을 누리는 것이 후진정치다."

"또 나오면 안 되나? 이놈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은 제가 아니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여기서 악습의 고리를 끊자. 유권자인 당원들이 결정만 하면 된다. 위대한 부산 사하을 주민들은 보잘것없는 청년정치인에게 과감하게 투표해 제가 당선됐다. 조경태를 한번 뽑아보시라. 확 달라진다. 찍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치를 변화시키려는 비교적 젊은 정치인이지 않나. 당권후보 중에서 최다선이다. 이 정도면 능력 있는 사람 아닌가. 국회의원 떨어진 사람도 당대표에 나오려고 하지 않나. 대통령이 했던 공약은 국민과 약속인데 당에서도 꼼꼼하게 하나씩 챙겨 국민으로부터 '저 당은 약속을 잘 지키는 정당이다' 하는 믿음을 줘야 한다."

"윤석열정부가 개혁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나서서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 그래서 3폐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먼저 국회의원이 너무 많다. 수가 많다고 일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맨날 싸워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야당에서는 국회의원 수를 30명, 60명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말도 안 되는 미친 소리 아닌가. 과감하게 비례대표를 폐지해야 한다. 또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 때문에 국회의원이 가짜뉴스를 퍼뜨려도 체포되지 않는다. 이를 폐지해야 한다. 아울러 정당 국고보조금은 20년간 한 번도 감사 받은 적이 없다. 진정한 개혁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데서 찾는 것이라고 본다. 국민이 열심히 일하라고 세금을 주는데, 맨날 싸우는데 왜 돈을 줘야 하나. 정당 국고보조금도 폐지해야 한다. 3폐 개혁을 안 하면 후진정치를 면하지 못한다."

"조경태가 제일 유리하다. 그분들이 무슨 콘텐츠가 있나. 그냥 인기투표하는 것 아닌가. 굉장히 엄중한 시기인 만큼 이번 당대표선거가 단순한 인기투표가 돼서는 안 된다. 어떤 콘텐츠, 누가 당대표가 돼야 국민의 삶을 이해하고 정치를 변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문재인 일파'들과 싸우다 도저히 이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싫더라. 반민주적인 정당에 못 있겠어서 자유를 찾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 왔다. 이 당에 남아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사람들이 정체성이 좋나. 아니면 넘어왔지만, 이 당을 지키려고 노력한 조경태가 더 훌륭한가. 보수 정체성이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결코 타 후보들에 뒤지지 않는다."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대표가 전과가 많고 리스크가 있는 사람이 한 적 없다. 국회의원 한 지 20년 정도 됐는데, 그 말은 20년 동안 정치가 퇴보했다는 것이다. 저는 이 대표가 정치권에 계속 남아있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정치의 현 바닥, 현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디 민주당에서도 하루빨리 이 대표와 손절하는 것이, 결별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다만, 국민의힘 전당대회까지는 이 대표가 남아있을 것 같다. 아마 6월쯤 돼야 얼추 정리되지 않을까. 그 전에 스스로 용퇴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당대표 자리가 그렇게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