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풍계리 3번 갱도 준비 완료… 4번은 아직 준비 덜 돼"전문가 "北, 올해 미사일 발사 등 군사력 증명해 (핵실험) 서두르지 않을 것" 분석
  • ▲ 지난 6월 美 CSIS의 '분단을 넘어서'가 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주변 위성사진. ⓒ美CSIS '분단을 넘어서' 관련보고서 캡쳐
    ▲ 지난 6월 美 CSIS의 '분단을 넘어서'가 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주변 위성사진. ⓒ美CSIS '분단을 넘어서' 관련보고서 캡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북한의 7차 핵실험과 관련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12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는 (핵실험)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위성사진과 기타 정보를 종합하면 (풍계리) 4번 갱도는 준비가 덜 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계속 진전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진 정보는 3번 갱도만 준비가 끝났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로시 사무총장은 "다른 장소들에서도 (핵과 관련한 활동) 징후가 있다. 더 넓은 범위에서 활동이 진행 중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비공개 시설이 가동 중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11월1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 이사회 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실험장 3번 갱도 근처에서 활동 징후를 계속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불과 한 달 만에 북핵실험과 관련한 평가가 바뀐 것이다.

    군사전문가들도 대체로 비슷한 의견을 냈다. 미국 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지프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는 북한이 다음 핵실험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다 마쳤다는 징후들을 봤다"며 "과거 핵실험 전 보았던 건설작업, 즉 갱도 굴착과 배선작업 등의 활동들을 이어오다 현재 중단한 것은 이미 7차 핵실험을 위한 활동을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12일 찍힌 위성사진을 포함해 최근 현장 사진에는 갱도가 눈으로 덮여 있고, 새로운 활동도 보이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현장에 차량 몇 대가 주차돼 있는 것을 봤을 때 사람들이 여전히 현장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내부 작업이 완료돼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햇빛에 의해 그림자가 짙어 3번 갱도 상황을 자세히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이날 "위성사진으로 관찰된 새 활동이 없는 만큼, 핵실험 준비가 완료됐다고 할 수 있다"고 RFA에 전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현재 상황을 "언제 핵실험을 할지는 시간문제이지만,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이미 올해 수많은 미사일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쳐 그들에게 (군사적)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