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도어스테핑 중단' 선언… 내부서도 볼멘소리"MBC 잘못 많은데, 대통령실 과잉대응으로 면죄부 준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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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 중단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오며 MBC와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 뒷말이 무성하다.윤 대통령이 MBC와 직접 맞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되레 MBC의 과실을 가리고 체급만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논점이 MBC라는 언론사의 잘못된 보도와 행태에서 대통령실의 대응의 적절성으로 흘러가면서 오히려 MBC를 투사로 만들어 주는 것 같은, 면죄부를 주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특히 대통령 참모가 직접 기자와 논쟁하는 모습이 노출된 것은 야당에 꼬투리를 잡히기 더 없이 좋다"고 언급했다.대통령실은 21일 오전부터 도어스테핑을 전면중단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도어스테핑을 진행한 지 194일 만이다.대통령실은 21일 공지를 통해 "11월21일(월)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대통령실이 지목한 '불미스러운 일'은 지난 18일에 있었다.이날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도중 MBC 기자가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답변 없이 집무실로 향했다.이후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MBC 기자와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다.결국 대통령실은 20일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던 청사 1층 로비에 합판으로 만든 가림막을 세웠다.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의 과잉대응으로 오히려 MBC가 반사이익을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언론사와의 갈등국면이 도어스테핑 중단까지 갈 사안이었는지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과 차별성을 갖는 무기 중 하나였다"면서 "대통령실이 MBC와 싸우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것을 국민들이 명분 있는 모습이라고 볼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