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문체위, 3일 TBS 행정감사 진행… 편파·왜곡보도 논란 집중비판국힘 시의원 "TBS에 세금 내는 서울시민 '알 권리' 있어… 이사장 입장 밝혀야"TBS 이사장 "언론자유·제작편성 영향 미쳐선 안 돼… 외부 심의는 언론탄압"
  • TBS교통방송 외부 전경(왼쪽)과 서울시의회 내부 전경(오른쪽). ⓒ뉴데일리DB
    ▲ TBS교통방송 외부 전경(왼쪽)과 서울시의회 내부 전경(오른쪽). ⓒ뉴데일리DB
    TBS 교통방송의 편파성 논란을 두고 유선영 이사장과 국민의힘 시의원 간 공방이 펼쳐졌다. 

    유 이사장은 "언론자유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말을 아꼈으며, 국힘 시의원들은 "이사회에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정치적 균형을 잡아주는 방송이라 말하지 않았느냐"며 대답을 회피하는 유 이사장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3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TBS를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TBS 측 증인으로는 유 이사장과 이승훈 전략기획실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병가를 제출해 논란을 일으킨 이강택 대표이사는 끝내 불참했다. 시의회 문체위 측에서는 이종환 위원장, 이종배·김기덕·문성호·이효원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시의회 문체위, TBS 감사 첫날… '편파·왜곡·허위방송 논란' 집중질의  

    이날 오전 행정감사에서 이종배 시의원은 유 이사장에게 "'김어준의 뉴스공장'뿐만이 아니다. '신장식의 신장개업'을 포함한 TBS 여러 프로그램들이 편파·왜곡·허위방송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며 "서울시민들은 이런 방송에 그들의 피 같은 세금을 낼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이사장은 사내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며 "제작 편성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언론자유 침해 소지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이 시의원은 과거 유 이사장이 이사회 논의 당시 했던 발언을 근거로 유 이사장의 태도를 꼬집었다. 이사회에서 '뉴스공장'의 정치성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했음에도 행정감사에서 입을 다무는 행위는 책임 회피라는 것이다.  

    이 시의원은 "이사장은 분명 '뉴스공장'이 진보적 발언을 한다 하더라도 다른 언론들이 보수 성향을 띠고 있기에 그 사이에서 나름 균형을 잡아 주는 콘텐츠라 생각한다'고 이사회에서 발언했다"며 "그 발언은 제작 편성에 영향을 안 미치나. 그때는 영향 안 미치고 지금은 미친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 이사장은 재차 "맥락을 봐 달라"고 대응했다. 

    이에 이 시의원은 "답변 태도가 아주 불량하다. 속기록이 남고 구성원들이 이사장의 발언을 다 확인할 텐데 그건 영향을 안 미치나"라며 "서울시민들은 TBS 이사장 의견을 알 권리가 있다. 그런 식으로 말장난하면 안 된다. 시민들에게 이사장으로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 3일 오전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TBS행정감사에서 유선영 TBS이사장(왼쪽)에게 문선호 국민의힘 시의원(오른쪽)이 질의하고 있다. ⓒ인터넷 생중계 캡처
    ▲ 3일 오전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TBS행정감사에서 유선영 TBS이사장(왼쪽)에게 문선호 국민의힘 시의원(오른쪽)이 질의하고 있다. ⓒ인터넷 생중계 캡처
    TBS 이사장 "언론자유 침해 가능성 있어… 외부 심의는 언론탄압"

    유 이사장은 "이사회 때는 언론의 자유와 방송 독립성을 말하는 도중 그 맥락에서 얘기한 것"이라며 "행정기관이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심의하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 '뉴스공장'과 같이 많은 비판을 받는 프로그램도 자율적인 시스템에서 정화돼야지, 외부의 심의나 정부의 압력에 의해, 영향력 가진 기관에 의해 교정되는 것은 언론자유와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성호 시의원 역시 동일한 맥락하에 유 이사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문 시의원은 "가X세X연구소 같은 방송은 상관이 없다. 욕설을 하건,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건 상관없다. 하지만 TBS는 서울시민의 세금을 쓴다"며 공영방송인 TBS의 편파·왜곡보도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이외에도 이날 국힘 시의원들은 이강택 대표, 상업광고 논란, TBS 위기 원인 등을 두고 여러 의견을 내놨다.

    이종배 시의원은 "노조가 이 대표 사퇴 의견을 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수술, 회복기를 따지면 월급만 나가는 것 아니냐"며 "수장 부재가 문제되지 않는지 사퇴를 적극적으로 논의해보라"고 주문했다. 

    이효원 시의원은 TBS가 재작년 방송한 한 광고와 관련 "똑같은 방송인데 왜 MBC는 상업광고라고 돼 있고 TBS는 협찬, 캠페인이라고 하느냐"며 "마지막에 화장품과 전시업체명이 또렷이 방송됐다. 공영방송으로서 광고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김기덕 시의원은 유 이사장이 TBS 위기 원인이 '지원 폐지 조례안'과 서울시 예산 삭감, 두 가지에 있다고 하자 "그것이 문제"라며 "이강택 대표를 포함한 이사장, 전략기획실장 등 경영진들이 TBS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모르고 있다. 어떻게 하면 공정성·객관성을 찾아 시민들의 신임을 다시 얻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