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건부 '파름자시타, 1억1800만원 상당 요오드화칼륨 구매 입찰공고방사능·낙진으로 인한 요오드 131 체내 축적 저지용… 다른 나라들도 구비해
  • ▲ 지난 3월 초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을 퍼붓는 모습. 다행히 방사능 유출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전략통신정보보안센터 텔레그램 공개사진 캡쳐.
    ▲ 지난 3월 초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을 퍼붓는 모습. 다행히 방사능 유출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전략통신정보보안센터 텔레그램 공개사진 캡쳐.
    러시아 국영기업이 ‘요오드화칼륨(KL·아이오딘화칼륨)’을 구매한다는 입찰공고를 낸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러시아의 핵전쟁 위협 현실화 가능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요오드화칼륨’이 체내 방사능 물질 축적을 막는 데 사용하는 것이기는 하나 러시아가 이를 매년 정기적으로 구매해왔고,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도 ‘요오드화칼륨’을 구비해놓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이번 입찰공고를 ‘핵전쟁 위협 현실화’와 직결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러 보건부 산하 공기업 요오드화칼륨 1억2000만원어치 구매 공고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 등은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국영기업 ‘파름자시타’가 26일 조달정보시스템에 485만 루블(약 1억2000만원) 상당의 요오드화칼륨 구매 입찰공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입찰 기간은 9월30일까지다.

    현재 이베이 등에서 파는 요오드화칼륨 14알 들이 1통 가격은 20달러(약 2만8000원) 미만이다. 즉 485만 루블로는 약 6만2000개 분량의 130mg짜리 요오드화칼륨을 살 수 있다.

    해당 보도를 본 우크라이나와 서방 언론은 ‘파름자시타’가 러시아 보건부 의생물학청(FMBA) 산하라는 점을 들어 “러시아의 핵 위협 가능성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파름자시타’는 그러나 매년 주기적으로 요오드화칼륨을 다량 구매한 사실도 함께 전해졌다. 2020년 12월 말, 2021년 3월 초에 8000만원 상당을 구매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우크라 “푸틴, 동원령 선포하며 핵공격 위협… 주의 깊게 봐야”

    현지 매체는 “올 들어 요오드화칼륨 판매가 전년 대비 103% 증가했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수요가 늘었다”며 “이는 핵전쟁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러시아 국영기업의 이번 요오드화칼륨 대량구매는 러시아 당국이 핵무기 사용 위협을 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며 “해당 기업은 매년 거의 같은 양의 요오드화칼륨을 구매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부분동원령을 선포하면서 핵무기 사용 위협을 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최근 돈바스 지역과 헤르손 지역 등 점령지에서 합병투표를 마쳤고 이를 명분으로 해당 지역을 자국 영토로 간주해 핵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 상황이라 요오드화칼륨 구매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EU, 지난 8월 우크라에 요오드화칼륨 550만 개 지원

    하지만 요오드화칼륨 수요 급증은 우크라이나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됐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원전을 공격하자 요오드화칼륨 수요가 미국과 유럽에서 증가한 것은 물론 EU는 우크라이나에 대량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미국 CNN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요오드화칼륨 판매가 급증, 이베이 등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품절상태”라고 전했다. 

    CNN은 “130mg짜리 요오드화칼륨 14알 들이 1통이 전쟁 전에는 13.99달러(약 2만원)였는데 전쟁 발발 후 89.95~132.5달러(약 12만9000~19만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매체들은 이를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원전을 공격할 조짐이 보이자 요오드화칼륨 판매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30일에는 EU가 “자포리자원전에서 방사능 유출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EU 긴급대응조정센터(ERCC) 보유분 500만 개와 오스트리아에서 보내준 50만 개의 요오드화칼륨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사실 요오드화칼륨은 평소에도 원전 근로자에게 필요하다. 미국 미시간주정부는 홈페이지에 “미시간원전 반경 10마일(16km) 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요오드화칼륨을 섭취하라”는 권고를 공지하고 있다.

    요오드화칼륨은 원전사고나 핵폭발 등으로 발생한 요오드131이라는 방사성 물질이 갑상선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 준다. 인체에 무해한 요오드127 등을 먼저 섭취해 요오드131이 체내에 들어와도 축적되지 않도록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