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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등 머저리" 北 비난에도… 文, 전국 7곳에 '이산가족 화상 상봉장' 만들고 방치

文, 2021년 의정부·원주·강릉·홍성·청주·전주·안동에 화상 상봉장 추가 조성北 2020년 공무원 피살, 2021년 '특등 머저리' 비난… 통일부 "상봉 가정하에 준비"이미 13개 화상 상봉장 있는데 7곳 신설… 北에 보낼 장비도 사서 2년간 창고 방치文 임기 내내 '남북대화' 강조했지만… 5년간 북한에 영상편지 한 건도 못 보내

입력 2022-09-29 10:02 수정 2022-09-29 19:30

▲ 임기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지난 5월9일 오후 청와대에서 나와 기다리던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정상윤 기자

문재인정부 시절 통일부가 북측과 이산가족 화상 상봉과 관련한 논의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6억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화상 상봉장을 새롭게 만든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북측에 보내기 위해 구입한 화상 상봉 장비도 2년 넘게 창고에 방치했다가 예산 절감 차원에서 새 상봉장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산가족 영상편지를 단 한 건도 북측에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강조하고 나섰으나, 실상은 관계 경색으로 투입된 예산이 제대로 쓰이지 못한 것이다.

화상 상봉 논의 진척 없는데도 예산 들여 상봉장 7개 증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2021년 6억8000만원의 예산으로 지방 화상 상봉장 7개소(의정부·원주·강릉·홍성·청주·전주·안동)를 신규 증설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태 의원에게 방음벽 설치와 인테리어·인건비 등 공사비로 4억3000만원을, 공기청정기·탁자· 의자를 비롯한 화상 상봉장 집기와 카메라·TV·컴퓨터·외장하드 등 물품 구매비로 1억5000만원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1억원은 부가세와 사업관리비다.

문재인정부와 북측은 2018년 9·19평양공동선언에서 적십자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화상 상봉과 영상편지 교환문제를 우선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북측이 남북관계 경색을 이유로 소통을 단절하면서 화상 상봉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평양공동선언 3년 후인 2021년까지 논의가 한 걸음도 진전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예산을 들여 지방에 화상 상봉장 7개소를 새롭게 만든 것이다.

게다가 신규 7개소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서울·부산·인천·대구·부산·대전·제주 등 전국 13개소에 이미 화상 상봉장이 있었음에도 추가로 예산을 투입했다.

통일부 "상봉 합의 가정" 실상은 '특등 머저리들'

통일부 관계자는 태 의원에게 "북측과 (이산가족 상봉) 합의가 된다는 가정하에 (2021년 당시) 코로나로 인해 대면상봉보다는 화상이 더 안전하지 않겠나 판단했다"며 "(기존) 13개소로 충분할까라는 의문점이 있었다. 지방에 계신 분들이 광역시 등으로 가지 않아도 편하게 (상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일부의 설명과 당시 남북관계 상황은 전혀 달랐다. 화상 상봉장 7개소 추가 건립은 2021년도 초에 결정됐다. 그러나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은 같은 해 1월12일 담화에서 '당 대회 기념 열병식을 정밀추적했다'는 우리 정부를 향해 "특등 머저리들"이라고 비판했다.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 벌어졌고, 같은 해 6월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사건 등 남북관계에 찬바람만 불었다.

北에 보내기 위해 구입한 장비도 2년간 창고에 방치

통일부가 북측에 보내기 위해 구입한 이산가족 화상 상봉 장비도 구매한 지 2년 넘게 창고에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2019년 이산가족 화상 상봉 재개에 27억800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2018년 평양공동선언 합의에 따른 조치다. 

당시 문재인정부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이산가족 화상 상봉 장비의 대북 반출건 제재 면제를 신청해 승인받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구체적으로 22억3900만원을 서울·부산 등 13개소의 화상 상봉장 개·보수와 네트워크 구축 등에 사용했다. 에어컨 등 화상 상봉장 집기도 이 예산으로 구입했다. 4억7900만원은 TV, 조명설비, 디지털 녹화기 등 북측에 보낼 화상 상봉 장비 구입에 쓰였다. 5000만원은 일반관리비로, 1100만원은 운송 및 보관비로 사용됐다.

문재인정부에서 남북대화를 강조했으나 우리 측이 구입한 이산가족 화상 상봉 장비 전달은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이뤄지지 않았다.

통일부는 태 의원에게 "당시 대북 전달을 위해 구매한 장비는 (북측과) 관련 협의가 진척되지 않아 도라산물류센터에 보관하고 있다가 지방 화상 상봉장 7개소 신규 증설 당시 예산 절감 차원에서 전용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북측과 교환하기 위해 제작한 이산가족 영상편지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017편의 영상편지가 만들어졌다. 예산 집행액은 2017년 4억원, 2018년 3억7000만원, 2019년 2억7000만원, 2020년 2억7000만원, 지난해에는 2억8000만원이다. 

그러나 5년간 북측에 전달된 영상편지는 0건으로 집계됐다.

태영호 "무조건적인 예산 지출 비판 받아야"

태 의원은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 차원에서 반드시 추진돼야 하지만, 전후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예산 지출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며 "문재인정부가 만약 무조건적인 '참여정부 따라 하기식' 정책을 추진한 것이라면 이 또한 비판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태 의원은 지난달 17일 이산가족 상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날을 법정 기념일인 '이산가족의 날'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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