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뺑뺑이 돌리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다""강제사항도 아니고, 퇴근시간까지 학교가 아이 맡아 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교총·전교조 등 교원단체는 강력반발 "해당 업무, 지자체로 이관해야"교육부 "현장 의견수렴 거쳐 연내 추진 방안 마련할 예정"
  • ▲ 일선 초등학교들이 여름방학을 맞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방학식을 마친 학생들에게 코로나19 예방을 당부하며 하교를 돕고 있다.ⓒ강민석 기자
    ▲ 일선 초등학교들이 여름방학을 맞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방학식을 마친 학생들에게 코로나19 예방을 당부하며 하교를 돕고 있다.ⓒ강민석 기자
    교육부가 제시한 '초등 전일제' 방안을 두고 교원단체가 모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내 돌봄이 확대되는 방향에서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16일 설명자료를 통해 "초등 전일제 교육 추진 방안은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연내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러면서 "희망하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단위의 방과후 운영체제로 전환하도록 지원하고,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은 가중되지 않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방과후·돌봄 과정을 확대하는 '초등 전일제'를 2025년까지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맞벌이 학부모 수요를 반영해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22년에는 오후 7시, 2023년에는 오후 8시까지로 늘린다.

    맞벌이 학부모 중심으로 "환영·찬성" 의견

    이 같은 정책 추진 방안에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환영할 만한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특히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초등 전일제 찬성 의견이 강하다.

    한 지역 맘카페 이용자인 학부모 A씨는 "시간도 늘리면서 프로그램 종류와 질도 높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맞벌이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반갑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도 "학원 뺑뺑이 도는 것보다 학교에서 방과후 돌봐 주는 것이라면 부모 입장에서는 더 안전하게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초등 전일제가 선택사항이라는 한에서 '희소식'이라며, 여러 논의를 거쳐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돌봄 시간을 늘린다면 맞벌이 부부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정책이라는 평가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을 키운다는 한 맞벌이 여성도 "돌봄교실은 교사들이 직접 운영하는 것도 아닌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맞벌이 가정의 경우 퇴근시간까지 학교가 아이를 계속 돌봐 준다고 하면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지게 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환영했다.

    교사들 "본연의 교육활동에 집중 어려워" 반발

    교사들은 그러나 팬데믹 이후 학교 방역업무에도 동원되는 상황에서 방과후·돌봄업무까지 떠안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12일 "현재 돌봄은 교사들의 최고 기피업무"라며 "작은 보육기관을 운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각종 행정업무가 과중해 본연의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11일 성명을 통해 "초등 전일제 학교는 아동의 행복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교육적 아동 학대 정책"이라 주장했다. 

    교육부도 이 같은 반발을 의식,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교육청이나 별도의 공공기관을 전일제 학교 전담기관으로 지정하고 행정인력을 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의 방과후·돌봄업무 부담 완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 계획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해당 업무를 아예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규수업을 '교육'으로, 방과후·돌봄은 '보육'으로 규정하고, 보육은 지자체가 주민복지 차원에서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