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력한 탄핵안 발의해야… 다수결 원칙 써서라도 관철"與 "탄핵은 민주당 만능 치트키… 경찰국 왜곡 넘은 정치적 선동"같은 당 박용진도… "충분히 법률적 검토를 하고 말을 꺼내야"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인 가운데, 국민의힘이 5일 이 의원을 향해 "정치적 선동"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언제부터 '탄핵'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에서 이리도 가벼웠나"라며 "민주당 당 대표후보로 나선 이재명 의원은 행정안전부장관의 '탄핵'을 꺼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3일 제주MBC가 주관한 '제2차 당 대표후보자 토론회'에서 "현 정부가 법과 헌법을 위반해 정부조직법에 없는 경찰국을 만들겠다는 등 시행령에 의존하는 행정을 하려고 시도한다"며 "저는 (이 장관을 대상으로 한) 강력한 탄핵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발언했다.

    "헌법에 위반되는 행정을 하면 책임을 묻는 탄핵이라는 제도가 있다"고 전제한 이 의원은 "정부 견제장치들을 국민이 원하면 다수결 원칙을 써서라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허 대변인은 "탄핵이 마치 민주당의 만능 치트키로 등장한 모양새"라며 "혹여라도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국정운영의 동반자인 제1야당 대표의 일성이 행안부장관 탄핵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허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 의원이 이 장관의 탄핵을 주장하며 제시한 근거와 관련 "진실이 없다"며 오목조목 따졌다. 허 대변인 "경찰은 정부조직법상 행정안전부에 속한 외청으로 정부의 인사·예산 통제에 따라야 한다"며 "이에 신설된 경찰국은 경찰공무원법 제7조에 따른 행안부 장관의 총경 이상 인사제청권 등 경찰행정 실무를 담당하게 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근거로 "경찰국을 왜곡하는 것을 넘어 정치적 선동이자, 그 취지조차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방증"이라고 비판한 허 대변인은 "네 편 내 편, 편 가르기도 모자라 이제는 내 편이 아니면 '탄핵'하면 된다는 인식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질타했다.

    허 대변인은 이어 "정치공방에 몰두하기보다 경고등이 켜진 우리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민생 살리기에만 전념해도 모자랄 시간"이라며 "지난 지방선거 직후 이 의원은 '국민의 엄중한 질책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국민의 엄중한 질책은 여야 협치로 위기의 민생경제를 살리라는 준엄한 명령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도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의원의 탄핵 발언과 관련해 "박홍근 원내대표가 대통령 취임 두 달 만에 첫 국회 대표연설에서 탄핵을 이야기하고부터 민주당이 폭주하는 것 같다"며 "탄핵까지 가버리는 것은, 민주당이 그렇게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자업자득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장관이 경찰국을 설치하면서 민주당으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지만 '탄핵 추진'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내에서도 '신중론'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이 의원과 함께 당 대표선거에 나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당 대표후보자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바로 이 장관에게 '탄핵 카드'를 꺼낼 것처럼 말하는데, 그러면 이슈가 탄핵으로 간다"며 "충분히 법률적 검토를 하고 말씀을 꺼내야지, 당 대표가 그걸 툭 던져놓고 나면 갑자기 국면이 달라져버리는 우려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