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뇌물수수 혐의' 공판… 곽상도 이어 아들 곽병채 증인 출석"화천대유 김만배 회사인지 몰랐다"… "입사 권했다" 곽상도 증언과 엇갈려
  • ▲ 곽상도 전 의원. ⓒ뉴데일리 DB
    ▲ 곽상도 전 의원. ⓒ뉴데일리 DB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뇌물수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입사할 당시 대주주가 김만배 씨인 것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면접을 보러 갈 당시에 알게 됐다는 것이 병채 씨의 증언이다.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4호 소유주)의 재판에서는 곽 전 의원에 이어 아들 병채 씨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검찰이 "화천대유 채용기간 당시 인터넷에 홈페이지도 정보도 없었는데 어떻게 입사하게 됐는가"라는 취지로 질문하자 병채 씨는 "인터넷에 성남도시개발사업과 성남의뜰을 검색해 알게 됐다"며 "이후 채용정보 사이트를 통해 정식 과정을 밟아 입사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아버지 곽상도가 증인에게 화천대유 입사를 권유할 때 김만배가 진행 중인 (대장동)사업을 잘 알았던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권유라는 워딩은 좀 그렇고, 툭 던지는 말씀 정도였다"며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느냐"고 반박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6일 열린 재판에서 "아들에게 화천대유 입사에 대해 경험 차원에서 권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병채 씨는 "(취업을 준비할 당시) 돈을 벌기 위해서 김만배의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라도 지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도 "오늘 증언이 좀 불명확하다"며 "화천대유를 정확히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느냐"고 물었고, 이에 병채 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전화번호를 찾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화천대유라는 명칭에 대한 정확한 기억은 없다"고 답했다.

    "누군가와 접촉해야 입사 관련해 이야기할 수 있지 않으냐. 그런 과정이 없었다는 것인가"라는 재판부의 질문에 병채 씨는 "제가 아버지와 말을 한마디만 더 할수록 매번 갈등이었다"며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어머니를 통해서 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날 병채 씨 이전에 곽 전 의원의 마지막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곽 전 의원은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이 모두 종료된 이후 발언권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승인했다.

    곽 전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녹취록과 관련 "충분히 저희 측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봉쇄 당했다"며 "통탄스럽고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곽 전 의원은 그러면서 하나은행 컨소시엄과 관련해 관계자에게 로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관계자 모른다. 아무 증거 없이 사람 구속까지 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이어 "해명하기 위해 모든 직책을 다 내려놓고 여기 와서 심판 받고 있다"고 전제한 곽 전 의원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충실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 다니던 아들 병채 씨 퇴직금 등 명목으로 김만배 씨로부터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