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MBC 뉴스, 북송된 어민 범죄행각에 초점""강제북송 사건 두고, '귀순인가 도주인가' 의문 제기"
  • 지난 12일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 지난 12일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전날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보도한 MBC 뉴스가 '해당 어민들이 살인 혐의를 받고 있어 국내법으로 처벌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당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문재인 정부를 감싸는 듯한 보도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은 13일 'MBC는 왜 인권마저 선택적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북으로 돌아갈 의지가 없었던 북한 어민들이 강제로 송환됐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주는 충격적인 장면이 공개됐는데, MBC는 어이없게도 뉴스의 초점을 '귀순인가 도주인가'에 맞췄다"고 지적했다.

    "처음부터 귀순했든, 도주해서 귀순했든 그게 이 시점에 왜 중요한가?"라고 다그친 MBC노조는 "해당 리포트는 '어민들이 극악무도한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치다 잡혔다'며 이들의 범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설명했고, '국내법으로 처벌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충실하게 해명까지 해줬다"고 소개했다.

    "다시 말해 극형을 받아 마땅한 범죄자들이었고, 남한에선 벌주기 힘든 위험한 존재들이니 북으로 돌려보내 실효적으로 벌을 받게 했다는 것"이라며 행간에 깔린 냉혹한 시선을 짚은 MBC노조는 "어민들의 사진을 두고 다른 언론들은 '거세게 저항한다'고 표현했는데, 유독 MBC만 '버티는 듯하다'고 묘사한 대목은 씁쓸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MBC노조는 "살인범이라면 재판 없이 처벌해도 된다는 말이냐"며 "대한민국 헌법과 형법을 무시한 초법적 조치에 대한 문제 제기는커녕 기본적인 인권에 대해서도 고민한 흔적이 없다"고 MBC 뉴스를 매섭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MBC 뉴스룸은 부서 명칭에 '인권'을 넣을 정도로 인권을 최우선적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고 소개한 MBC노조는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해선 한 번도 인권을 거론하지 않았다. 정파성 때문에 인권마저 선택적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해당 보도는 가치판단의 기준을 민주당과 전 정권의 유불리에 맞추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비근한 예로 "그제 통일부가 '어민 북송이 잘못'이라고 밝히자, 성장경 앵커는 '통일부가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고 소개한 MBC노조는 "이는 마치 '전 정권 때 결정이 옳았는데 정권이 교체돼 말을 바꾼 것'이라는 뉘앙스"라고 풀이했다.

    MBC노조는 "어제 MBC 뉴스데스크도 별도 리포트로 '검찰이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면서 이러한 시각은 일련의 사안들에 대해 '전직 대통령을 물고 들어가려는 의도'라고 주장한 우상호 민주당 대표의 견해와도 일맥상통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MBC 뉴스는 지난 정권과 민주당의 드러난 과오는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워 감싸기에 몰두하면서 현 여권에 대해선 작은 흠이라도 들춰내려고 혈안"이라고 비판한 MBC노조는 "박성호 국장 등 뉴스룸 수뇌부의 '정치적 욕심'이 MBC 보도와 회사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며 "뿌린 대로 거둘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