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점식·김윤 추천했지만 이준석이 반대… 두 달간 신경전권성동, 이준석 공백 사이에 안철수 손 들어 줘… 배현진 "논의할 것"
  •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추천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임명을 시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으로, 모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추천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던 인물들이다.

    지난 5월 이후 약 두 달간 이어온 이 대표와 안 의원 간 신경전 끝에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결정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권 원내대표가 안 의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준석 없자 안철수 편들어 준 권성동

    권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후 정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의 최고위원 임명 여부와 관련 "당과 당의 합의사항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며 "언제 할 것인지 시기에 대해서는 최고위원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이 대표와 안 의원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합당하면서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국민의당 몫 2명을 임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합당 절차가 완료된 지난 5월 안 의원은 정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을 추천했다.

    검찰 출신 국민의힘 재선인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후배로 대표적 친윤(親尹)계 인사로 분류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역임한 안 의원이 윤 대통령과 가교 역할을 위해 정 의원을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오랜 기간 안 의원 측근으로 불렸다.

    최고위 의결 절차만 남겨두며 순탄한 임명이 예상됐으나,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추천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며 상황이 가시밭길을 걸었다. 합당 시 국민의당 측 인사가 국민의힘 당직에 참여할 기회를 열자는 취지에서 당직 배분에 합의했는데, 국민의힘 인사인 정 의원이 추천 명단에 있어 의도가 왜곡됐다는 이유에서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월1일 대선정국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대선후보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다.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없다. 청산 대상"이라고 적었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이후 최고위원 추천을 둘러싼 이 대표와 안 의원의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두 달간 협상 진척 없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표가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며 자리를 비운 사이, 권 원내대표가 임명을 시사하며 안 의원 측에 선 것이다.

    안철수 "합의했던 대로 약속 지키는 것이 순리"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후 "당연히 원래 추천했던 분들 그대로 받아들여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원래 합의했던 대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이 사안은 실제로 이 대표가 없는 사이 최고위를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두 명의 최고위원을 임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저희도 최고위 의결을 위해 같이 논의할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국회와 정부의 가교가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저희가 더 몰입해 일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