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 갈등에 尹은 말 아끼지만… 대통령실은 '착잡'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내부 갈등을 놓고 대통령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초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과제가 많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갈등이 자칫 국정동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윤 대통령은 24일 출근길에 최근 불거진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관련한 질문에 "당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상황과 관련해 말을 자제하고 있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당 내 상황에 비판적 지적이 쏟아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의 상황이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집권 초 국정동력이 가장 강해야 할 시점에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상황은 정말 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국가의 경제·안보상황이 위중한데 당에서 일어나는 분란은 정말로 사소한 이야기들"이라고 꼬집은 이 관계자는 "그런 문제로 낭비할 시간에 야당과 국회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더 비중 있게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연이어 당내 갈등을 노출하고 있다. 지난 20일 비공개 회의 내용 유출 등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은 23일 사흘 만에 다시 구설에 올랐다. 

22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회의 직전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이 대표는 이를 거절하며 손사래쳤다.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는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 등이 당 조직위원회 공모 절차 등을 놓고 다시 설전을 벌였다. 회의에 참석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를 말리며 15분 만에 회의가 종료됐다.  

게다가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 대표의 징계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회의를 오는 7월7일로 미루면서 당 내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115석밖에 안 되는 여당이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개혁을 도우려면 힘을 모아도 시원치 않을 상황인데, 초등학생들이나 할 만한 행동들을 공개 회의에서 노출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정상 회의를 앞두고 밤늦게까지 안보 관련 사항과 반도체·원전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집권여당이 서로 낯뜨겁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