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직전엔 배현진-이준석 신경전 … 비공개 회의선 조수진 vs 이준석 격돌이준석, 배현진 악수 외면하자… 배현진, 이준석 어깨 '툭' 치고 가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 앞서 이 대표가 배현진 국민으힘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절하는가 하면, 비공개 회의에서는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배현진 최고위원, 이준석 대표가 조직위원장 공모 과정을 두고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조수진 비공개 회의서 설전

    23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 조 최고위원은 고성을 동반한 설전을 벌였다. 당 지도부가 한기호 사무총장으로부터 48개 지역구의 조직위원장 공모 결과를 보고받는 과정에서였다. 

    회의에서 배 최고위원은 "공천에만 집중하는 것 처럼 비춰지며 당내 갈등 의혹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현재 산적해 있는 현안들도 빠지지 않고 꼼꼼히 살펴달라"고 한 사무총장에게 주문했다.

    배 최고위원의 발언 이후 조수진 최고위원도 "총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 조직위원장의 공모 절차 과정이 6·1지방선거와 겹쳤다"며 "공고가 나온 것을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위원장 공모 과정에서 당 사무국의 업무 처리 능력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자 당을 총괄하는 이 대표가 배 최고위원과 조 최고위원을 향해 "얻다 대고 지적질이냐"며 고성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배 최고위원도 "당과 대표님을 위해 한 얘기니 귀를 열고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맞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배 최고위원과 조 최고위원, 이 대표의 언성이 계속해서 높아지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 15분여 만에 "또 그러지 말고 그만 회의를 끝내자"고 개입했고, 회의는 즉시 종료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의 증언도 일치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최고위원들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하니까 반말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며 "그래서 오늘 좀 시끄러웠다"고 전했다.

    '노룩 악수'에 이은 '악수 패싱'

    이날 회의에서는 또 다른 논란이 있었다. 회의 직전 이 대표가 배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회의실에 먼저 도착한 배 최고위원은 자리에 착석해 다른 참석자들을 기다렸다. 이후 이 대표가 회의실에 들어오자 배 최고위원은 일어서서 직접 다가가 손을 내밀어 이 대표에게 악수를 청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배 최고위원의 손을 피하며 뿌리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다른 회의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다시 돌아가면서 멋쩍은 듯 이 대표의 왼쪽 어깨를 툭 치고 자리에 앉았다. 이 대표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배 최고위원과 함께 대기하던 윤영석 최고위원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 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다른 의원들과는 악수를 했지만 배 최고위원의 악수는 외면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이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최근 열흘 사이에 세 차례 충돌했다. 배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 당 혁신위원회와 관련해 "혁신위가 이준석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저격해 이 대표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6일에는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이 대표가 배 최고위원을 바라보지 않은 채 손만 살짝 내밀며 '노룩 악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불과 나흘 전인 20일에는 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진행 여부를 두고 배 최고위원과 이 대표 간 고성과 반말이 오가는 것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 볼썽 사나운 갈등이 연일 노출되면서 되면서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배 최고위원이 악수를 청하자 이를 홱 뿌리치고 가는 이 대표, 참 '애들 장난'하듯 정치 한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구시장당선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비공개 회의에서는 가능하지만, 공개 회의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홍 당선인은 "여당이 그런 행동들을 노정하는 것은 대통령이 정치를 모른다고 깔보는 행위로도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당선인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