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갱도에서 전술용 소형 핵무기 실험… 4번 갱도에선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3번~4번 갱도 입구 400m 떨어져… 서로 다른 산에 있어, 핵실험 상호 영향 적어”“풍계리 4번 갱도 복구하는 것 아니라 도로 복구" 한국군 설명, 미국서 정면반박
  • 2018년 5월 北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당시 2번 갱도 앞을 지키고 있는 북한군 병사. 풍계리 1번 갱도와 2번 갱도는 오래 전에 내부가 무너져 용도를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5월 北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당시 2번 갱도 앞을 지키고 있는 북한군 병사. 풍계리 1번 갱도와 2번 갱도는 오래 전에 내부가 무너져 용도를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복구한 데 이어 4번 갱도 주변에서도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 군 당국은 지난 16일 “갱도 복구가 아니라 연결도로를 복구하는 중”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핵전문가는 “북한이 3번 갱도와 4번 갱도에서 각각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IAEA 전 사무차장 “4번 갱도 주변 움직임, 또 다른 핵실험 위한 것일 수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7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주변 활동과 관련한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과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제임스마틴동아시아비확산센터의 데이브 슈멀러 선임연구원의 의견을 소개했다.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내면서 북한 핵사찰 등에도 관여했던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지난 몇 달 동안 복구작업을 해온 3번 갱도는 감당할 수 있는 핵폭발 규모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7차) 핵실험에 이어 수소폭탄 개발을 위한 핵실험을 하려고 4번 갱도를 복구한다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가 최대 50kt(1kt는 TNT 1000t의 폭발력)의 폭발까지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전술용 핵무기 시험에 적합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와 비슷한 규모의 핵실험을 한다면 같은 갱도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지만 폭발 규모가 더 큰 핵실험을 하려면 새 갱도가 필요하다”고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설명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다만 위성사진 분석만으로는 4번 갱도를 복구할 것인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며 “이번 활동이 핵실험 준비와 직접 연관이 있다기보다 지난해 호우로 유실된 갱도 주변 도로를 복구하고 있다는 한국군 당국의 평가 또한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美 핵전문가 “도로 복구도 결국 4번 갱도 활용하려는 목적”

    다른 핵전문가는 더욱 직설적인 표현을 써서 설명했다. 데이브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수사적(修辭的)으로 주변 도로를 복구하는 작업이라고 표현해도 결국 4번 갱도를 다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단언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4번) 갱도를 재사용할지, 추가 갱도를 마련할지는 현재 사용 가능한 갱도 크기와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북한이 4번 갱도 복구를 결정했다면 그것은 추가 핵실험을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복구작업이 끝난 3번 갱도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근처의 4번 갱도 역시 폭발로 인해 무너져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두 갱도 사이의 거리가 약 400m로 꽤 멀고, 같은 산이 아니다”라며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위성사진을 봐도 3번 갱도 입구는 남쪽을 향하고, 4번 갱도 입구는 북쪽에 있는 다른 산에서 뚫고 들어간 만큼 3번 갱도에서 핵실험을 해도 4번 갱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해외 핵전문가들의 분석은 지난 16일 우리 군 당국의 설명을 반박한 셈이다. 군 당국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복구가 완료됐고 4번 갱도 주변에서 활동이 포착됐다”는 美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비욘드페러렐’의 분석 결과를 두고 “4번 갱도를 복구 중인 것은 아니며 지난해 호우로 유실됐던 갱도 인근 도로를 복구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