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해랑 100주년 기념작 재연, 7월 13일 국립극장 해오름 개막
  • ▲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 현장.ⓒ정상윤 기자
    ▲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 현장.ⓒ정상윤 기자
    권성덕(81)·전무송(81)·박정자(80)·손숙(78)·정동환(73)·김성녀·(72)유인촌(71)·윤석화(66)·손봉숙(66)·길해연(58)부터 김수현(52)·박건형(45)·강필석(44)·김명기(42)·이호철(35)·박지연(34)까지 50년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16명의 선후배 배우들이 연기호흡을 맞춘다.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는 2016년 이해랑(1916~1989)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으로 선보였던 연극 '햄릿'을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햄릿'은 2016년 공연 당시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했던 평균나이 68세의 원로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객석점유율 100%를 기록했다. 65세였던 유인촌이 '햄릿'을, 60세였던 윤석화가 '오필리어'를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재연은 지난 시즌의 전무송·박정자·손숙·정동환·김성녀·유인촌·윤석화·손봉숙과 함께 건강상의 이유로 연습 중 하차했던 권성덕 배우가 합류해 주연이 아닌 클로디어스, 유령, 무덤파기, 배우 1~4 등 작품 곳곳에서 조연과 단역을 맡는다.

  • ▲ 배우 권성덕이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배우 권성덕이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전무송은 25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작품인데 운이 좋게도 네 번째 하게 돼 감격스럽다. 열심히 해서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전무송은 1977년 '햄릿'을 번안한 '하멸태자'에서 주인공으로 분해 미국 뉴욕 라마마 극장에 올랐다. 이후 햄릿의 숙부인 '클로디어스'를 두 차례 연기했고, 6년 전에는 오필리어의 오빠 '레어티즈'를, 이번엔 '유령'으로 나선다.

    권성덕은 원로 배우들이 욕심을 낸 '무덤파기2'와 '사제'로 출연한다. 그는 "모두가 '무덤파기' 역을 바라는 줄 진작에 알았으면 그 역을 내주고 '햄릿'을 할 걸 그랬다. 제가 100살쯤 되면 100살 먹은 햄릿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작은 배역은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는 말처럼 원로들은 캐릭터 비중에 상관없이 기쁜 마음으로 '햄릿'을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극의 중심을 지키며 맡은 바 인물을 충실하게 해낼 예정이다.

    박정자는 "이런 작품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는 전무후무하다"며 "무대 한구석에 있더라도, 조명 밖에 비켜 있더라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배우들의 운명이자 숙명이다. 80살이 넘다 보니 대사 외우기가 힘든데, 이번 역할은 대사가 적어서 좋다"고 말했다.
  • ▲ 배우 유인촌이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배우 유인촌이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유인촌은 '햄릿'을 여섯 번이나 연기한 '햄릿 전문가'다. 처음으로 햄릿의 비정한 숙부 '클로디어스' 역에 도전하는 유인촌은 "나이가 들면 무덤파기 역을 하고 싶었는데 빼앗겼다.(웃음) 그동안 악역을 많이 해본 경험이 없어서 저에게 큰 도전이다"고 밝혔다.

    이어 "전에는 복수를 하다가 이번엔 복수를 당하는 입장이다. 클로디어스는 야비하고 욕망의 화신이기도 하다. 끝까지 버티는 나쁜 놈의 전형을 표현하려고 한다. 우리 주위에 보면 그런 사람이 많은데, 잘 찾아서 섞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작품의 핵심 '햄릿'은 강필석이 분한다. 6년 전 원로들의 '햄릿'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던 그는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할 수 있어서 정말 복 받은 배우라는 생각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무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2016년에 이어 연출로 나서는 손진책은 "지난번에는 9명의 배우가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잔치 같은 무대를 만들었다면, 올해는 전 배역을 나이에 맞게 캐스팅했다"며 "주로 '햄릿'의 이미지는 '죽음'이다.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 내면에 초첨을 맞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