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임산부 구분 없이 코로나 환자 격리 수용…출산 앞둔 임산부들 위험한 상황”北당국, 임산부 구분 없이 하루 해열제 2알…영양 부족 등으로 사산, 임신중독 증상자도
  • 평양산원에서 임신 관리를 받는 임산부. 선전용 영상 속 모습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산원에서 임신 관리를 받는 임산부. 선전용 영상 속 모습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의 코로나 누적 환자가 280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지방에 사는 임산부 환자의 경우 당국이 제대로 된 치료나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사산(死産)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평안남도 안주시, “격리환자 중 임산부 많아…제대로 치료 안 해줘 사산”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한데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6시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발생한 신규 발열환자는 16만7650여명이었다. 누적 발열환자는 281만4380여명이 됐다. 이 가운데 233만4910여명이 완쾌했고, 47만9400여명이 현재도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는 1명 늘어나 모두 68명이 됐다. 코로나 환자 치사율은 0.002%다.

    이런 가운데 평안남도 안주시에 사는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안주여관에는 코로나 환자 200여 명이 남녀 별로 격리돼 있다. 관리는 안주시 방역당국이 맡고 있으며, 환자들에게 하루 해열제 2알을 제공하고 있다.

    소식통은 “코로나 확산을 철저히 막아내라는 최고존엄의 지시가 하달된 뒤 안주 방역당국은 의사들을 동원해 매일 세대 별로 체온을 측정하고 38도 이상 고열을 호소하는 주민은 즉시 코로나 감염자로 분류해 안주여관에 격리하고 있다”면서 “여관에 격리된 중증 환자들 가운데 임산부들이 많은데, 이들에게도 하루 해열제 2알을 주는 게 치료의 전부여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치료도 못 받은 임산부들 가운데 출산 날짜가 되기 전에 아이를 사산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며 “하지만 방역당국은 사산한 태아 시신만 급히 처리하고 고열과 출산 후유증에 시달리는 임산부들에게 치료도 해주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코로나 확진에서 해제되어야 나갈 수 있다며 계속 격리하고 있어 그 가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전했다.

    평안남도 증산군 “읍 격리시설 수용자 300명 중 임산부 20여명”

    방송에 따르면, 평안남도 증산군에 사는 주민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소식통은 “증산군 방역당국은 이달 초부터 의사들과 함께 주민들 체온을 체크하고 38도 이상 고열이 확인된 사람들은 읍 협동농장 탈곡장 옆에 비어있는 창고와 농장 선전실에 격리하고 있다”며 “코로나 환자들의 식사는 지방정부가 해결해주고, 중앙에서 공급받은 해열제를 1인당 하루 2알을 공급하고 있지만 고열 환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식통이 사는 읍 협동농장 창고와 농장 선전실에 격리한 환자는 3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임산부는 20여 명이다. 소식통은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 격리된 지 열흘이 넘자 고열과 함께 임신중독증(임신성 고혈압)으로 온몸이 붓고 고통에 시달리고 있어 적절한 치료를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임산부들에게도 일반 환자들에게 주는 옥수수밥과 시금치국을 주고 별다른 치료도 하지 않고 있다”며 “고열로 제대로 밥도 먹을 수 없는 임산부들 가운데 배속의 태아가 죽어 사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로 격리된 임산부들의 사산 소식이 가족을 통해 퍼져나가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코로나 방역 대책이 어린 생명을 앗아가고 임산부까지 죽음으로 내모는 방역이라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