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가 유세 도중 "강북이 제일 못산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북구가 제일 못산다는 송 후보의 주장은 여러 통계를 확인해봐도 사실관계부터 틀리다.
송 후보는 "인프라에 대한 차별, 인프라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지시 않고 있다.
송 후보는 6·1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9일 강북지역에서 선거 유세 중 강북권 집중유세 배경을 묻는 말에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북이 제일 못산다. 강남하고 GDP(국내총생산)가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 측은 곧 "못 산다"는 표현을 "낙후됐다"로 정정했지만 논란은 거세졌다.
송 후보는 20일 국회에서 '바로한강 프로젝트' 공약 발표 후 "지하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으니까 (그렇게 말한 것)"라며 전날 강북 관련 발언을 해명했다.
송 후보의 주장 가운데 강남과 강북의 총생산 규모가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말은 사실에 부합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북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GRDP(지역내총생산) 수치가 가장 낮고 강남구는 가장 높다.
2019년 기준 서울시 자치구별 GRDP 수치는 강북구(3조2835억7200만원)와 강남구(71조8526억8100만원)가 약 21.8배 차이가 난다. 강북구는 서울시 평균(17조4370억8800만원)과 비교하면 약 5.3배 차이다. 강북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GRDP가 가장 낮고 강남구는 가장 높다.
하지만 이를 기준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북구가 제일 못산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강북구의 1인당 GRDP는 1074만3000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23위다. 서울 자치구 중 1인당 GRDP는 도봉구(1043만8000원)가 가장 낮고 중구(4억1748만3000원)가 가장 높다.
2021년 기준 강북구의 재정자립도는 17.2%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4위다. 강남구(54.9%)는 강북구와 37.7%p 차이 난다. 서울시 자치구 평균 재정자립도는 29.4%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15.9%)가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고 서초구(58.2%)가 가장 높다.
재정자립도란 지자체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지자체 전체 재원에 대비한 자주재원의 비율이다. 자주재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원 가운데 지지방자치단체 자체 수익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송영길 후보님, '강북이 제일 못살잖아'라고요?"라며 "다른 당 후보에게 이런 말씀 드리는 게 좀 그렇지만, 선거를 지려고 아주 작정을 하신 듯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말씀을 하셨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송 후보의 해명 발언과 관련해 "대중교통망 개선이 GRDP 편차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20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GRDP와 관련해 "사람이 기준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나 생산의 총액을 인구로 나눈 것"이라며 "그 지역의 고용시설이 많으면 1인당 GRDP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에도 어떤 곳은 주거지역이 위주고, 어떤 곳은 생산이라든가 고용시설이 더 밀집돼 있고, 이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남구와 강북구를 비교하면 아무래도 강남구에 고부가가치 고용시설이 많이 입주했고 본사들도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GRDP가 더 높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