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학부모 근조화 시위 닷새 만 혁신학교 추진 중지… "내년에 또 지켜봐야"학부모, 학교 측 불통‧강제 태도 문제 삼아… 교육감선거 지적도
  • ▲ 16일 경기도 일산동구 마두동 정발초등학교 앞에서 혁신학교 전환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근조화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발초 학부형
    ▲ 16일 경기도 일산동구 마두동 정발초등학교 앞에서 혁신학교 전환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근조화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발초 학부형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정발초등학교가 학부모들의 근조화 시위가 벌어진 지 닷새 만에 혁신학교 전환을 멈추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학부모들은 그러나 "언제 또 어디서 혁신학교 전환이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며 긴장의 끊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18일 정발초 교장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정발초는 전날인 17일 학부모들에게 통신문을 통해 "본교는 혁신학교 신청과 관련해 교육공동체의 의견에 따라 모든 절차를 종료하고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해 혁신학교 신청 진행… "교육감선거 중요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일산지역의 혁신학교 전환 움직임과 관련해 시기와 장소를 여전히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혁신학교 신청은 매년 학교 측의 결정에 따라 진행이 가능하며 일산동구의 타교 역시 혁신학교로의 전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학부모 A씨는 "일단 올해는 정발초 혁신학교 추진이 종료된 것 같다"면서도 "내년에 또 지켜봐야겠다"며 불안감을 표했다. 학부모 B씨 역시 "학교장이 임기 내 혁신학교 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받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타교 학부모 C씨는 이날 문자로 "이렇게 같이 (정발초의 혁신학교 전환) 반대를 외치고 활동하는 이유는 정발초가 혁신학교가 된다면 그로 인해 일산동구 초등학교가 다 혁신초 바람이 불 것이기 때문"이라며 "일산동구를 대표하는 정발초가 무너지면 그 주변 학교가 다 무너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근본적 원인은 교육감에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진보 교육감의 대표적인 교육정책인 혁신학교를 완전히 폐지하려면 교육감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학부모 D씨는 "교육감이 안 바뀌면 또 (혁신학교) 신청 절차 진행하라는 공문이 내려올 수 있다"며 "교육감선거를 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학부모 E씨는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고 우리는 그의 정책에 항의할 뿐"이라며 "이것을 정치행위라고 몰아간다면 그 행동이 더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대하는 학부모들에 공문 내려준 적 없어"

    학부모들은 이날 학교장이 보인 강압적이고 비소통적인 태도를 크게 문제 삼았다. 학교장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 학부모 F씨는 "매일 회의를 한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에 대한) 공문을 내려 주지 않는다"며 "교장 면담을 하려 했더니 교감선생이 나와, 학교라는 공적인 공간에 면담 요청도 안 하고 들어왔다며 삿대질을 했다"고 밝혔다. 

    F씨는 그러면서 "학부모들이 면담 요청을 못한 것은 일전에 (정발초 교장이) 어떠한 설명회나 공청회 없이 혁신학교 전환을 추진해서"라며 "(학부모들이) 돌아가는 정황을 모르는데 시간만 계속 끌었다"고 답답함을 표출했다. 

    또 다른 학부모 G씨는 "학교와 소통할 수 있는 직접적인 채널이 없기에 오픈 카톡방에 100여 명의 학부모가 모여 항의의 방안으로 학교 문 앞에 근조 화환을 개인적으로 보냈는데 학교장이 경찰과 고양시 공무원을 배치해 근조 화환을 수거하고 신규 설치를 막았다"고 밝혔다. 

    G씨는 "관심을 보이며 지나가거나 사진을 찍는 학부모에게는 몇 학년 몇 반 (자녀를 둔) 학부모인지 묻는 등 강압적 태도로 학부모를 대했다"며 "설문조사 역시 반, 학부형, 자녀 이름을 모두 적어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한 것은 크게 문제"라고 규탄했다.

    뉴데일리는 이날 오전 수차례 장발초 측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어떠한 견해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