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당게 의혹 첫 인정 … 본인 작성은 부인"가족 작성 나중에 알아 … 반박성 글 올린 것"국힘 내부에선 비판 … "수치심 있으면 나가라"
  •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국회도서관 입구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국회도서관 입구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가족이 관련 게시글을 올린 사실을 인정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 전 대표가 당을 떠나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전 대표는 30일 오후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제 가족들이 익명이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인 사설과 칼럼 등을 올린 적이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며 "이것이 비난받을 일이라면 제가 정치인이라 발생한 일인 만큼 저를 비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1년 반쯤 전 당원 게시판에 저와 가족을 향한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 게시물이 쏟아지던 상황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가족들이 익명 게시판에 반박성 글을 올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인이 글을 썼다는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당무감사위에서 제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도 있는데, 가입한 사실조차 없기 때문에 '한동훈 전 대표 명의 계정이 있고 그게 같은 IP다'라고 한 이호선 씨(당무감사위원장)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당원 게시판 사건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지난해 9∼11월 국민의힘 온라인 익명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게시글과 댓글 수천 건이 올라온 것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한 전 대표가 가족의 게시글 작성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비공개 회의를 열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문제의 계정들은 한동훈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동일하며 전체 게시물의 87.6%가 단 두 개의 IP에서 작성된 여론 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호선 위원장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해당 계정들은 동명이인이 아니라 실제 가족 관계에 있는 동일 그룹"이라며 "조직적인 게시판 활동을 통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내 인사를 비방하고 비정상적으로 여론을 조작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또 "당시 당대표였던 한 전 대표가 관리·감독 책임이 있음에도 해명 없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당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외부 언론을 통해 당심을 왜곡·확대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가 가족의 일탈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당내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페이스북에 "이 정도면 부끄러워서 정계 은퇴를 해야 할 문제다. 한동훈과 가족 명의로 남겨진 게시글의 저속한 수준을 보면 윤리위라는 절차도 사치로 보인다"며 "어떻게 이런 수준 낮은 글을 동일 IP로 도배하고 뻔뻔하게 국민의힘 당원으로 활동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도 "사과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한동훈에게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지금 당장 계엄, 탄핵을 위시한 우리 당의 모든 비극에 책임지고 당을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