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3일 21일간 개최…올해 19번째 주제는 '마스크'
  • ▲ 피아니스트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음악감독.ⓒ강원문화재단
    ▲ 피아니스트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음악감독.ⓒ강원문화재단
    "현재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을 꼽으라면 마스크다. 고(故) 이어령 선생님의 인터뷰를 우연히 봤는데 '마스크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보호할 수 있고, 나아가 서로를 연결할 수 있다'는 말에 굉장히 공감됐다. 축제를 준비하는 마음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2018년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이끌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열음(36)은 16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여름축제의 주제를 '마스크(MASK)'로 정한 이유를 밝히며 부연설명을 이어나갔다.

    손열음 예술감독은 "가면을 의미하는 '마스크'는 '페르소나(persona·인격)'는 퍼슨(person·사람)이나 퍼스낼리티(personality·개성)와 같은 단어와 연결된다"며 "작곡가, 연주자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음악제로 꾸몄다"고 덧붙였다.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7월 2~23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뮤직텐트 등 강원도 일대에서 최장 기간, 최대 규모로 펼쳐진다. 음악제는 지난 10여 년간 7월 말~8월 초 사이 2주 남짓 개최된 바 있다.

    손 예술감독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강원도가 핫스팟 여행지가 되면서 숙박난과 교통체증 등 운영상 어려움이 많았다. 여름 성수기철을 벗어나 7월 초로 시기를 앞당기고 기간을 늘렸다. 요즘은 휴가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유동적이다. 티켓 오픈 첫날 전체의 25% 정도 판매됐다"고 말했다.
  • ▲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공연 일정표.ⓒ강원문화재단
    ▲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공연 일정표.ⓒ강원문화재단
    개막 공연에서는 프레데릭 르제프스키의 '대지에', 조지 크럼 '마스크를 쓴 세 명의 연주자를 위한 고래의 노래' 등의 곡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카리사 추 등 해외 아티스트들의 독주회, 소프라노 임선혜와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멜니코프의 듀엣 콘서트 등의 무대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음악제는 △평창 페스티벌 스트링즈·평창 페스티벌 바로크 앙상블 신설 △독주·실내악·성악·듀오 리사이틀 등 다채롭게 구성된 22개 콘서트 △확대·재편된 아카데미 프로그램 △연중기획시리즈 확대가 주목해볼 만하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현악주자 20여 명으로 구성된 '평창 페스티벌 스트링즈',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들려주는 '평창 페스티벌 바로크 앙상블'이 2018년 생긴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PFO)'의 뒤를 잇는다. 더 많은 음악가들이 도약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펜데믹 동안 축소했던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개별 악기, 실내악, 오케스트라 등 확장된 형식으로 진행된다. 실내악은 현악 사중주, 피아노 삼중주, 목관 오중주 총 3개 분야에서 열린다.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는 국내 음악제에서 최초로 시도된다. 바이올린·첼로·플루트·바순 등의 전공생을 대상으로 한다.

    손 예술감독은 "실내악·오케스트라 수업을 받기 힘들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국의 불균형한 교육환경을 언급하며 "독일은 어떤 악단이든 아카데미가 있고, 거기서 양성된 음악도들이 세대를 거쳐 다음 오케스트라를 만들어가기 때문에 클래식 강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2018년 12월 처음 연중 프로그램 '강원의 사계'를 선보인 음악제는 올해는 연 15회의 공연을 기획했다. 손 감독은 "미국 아스펜과 오스트리아 잘츠부츠크 음악제처럼 여름 내내 이어지는 음악제를 꿈꾼다. '평창에 가면 항상 음악이 흐른다'고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