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4시간 약국·북한군 의무대 동원… 평양에 "의약품 공급 안정화" 특별명령북한 코로나 누적 증상자 121만 명… 통일부 “북측에 조속히 의료지원 제안할 것”박상학 “北 의약품 지원에 동참해 달라”호소 … 통일부 “정부 입장도 고려해 달라”
  • ▲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 긴급회의 후 평양시내의 약국을 찾은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 긴급회의 후 평양시내의 약국을 찾은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에서 지난 15일 하루 39만2920여 명의 발열환자가 새로 발생했다고 북한매체가 16일 보도했다. 이날 긴급회의를 주재한 김정은은 평양 시내 의약품 공급을 안정시키라고 북한군에 명령했다.

    한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조만간 살포할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에 해열제와 진통제를 넣어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통일부는 “정부의 대북지원정책도 고려해 달라”는 견해만 내놨다.

    北 “15일 하루 39만2920명 신규 발열환자 발생… 누적 121만3550여 명”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코로나 상황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14일 오후 6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39만2920여 명의 발열환자가 새로 발생했고, 이 가운데 8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누적 발열환자는 121만3550여 명이 됐다. 누적 사망자는 50명이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이 가운데 64만8630여 명이 완쾌되고 56만4860여 명이 현재 치료 중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의 코로나 환자 확산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12일 처음 발표할 때는 하루 1만8800여 명이던 신규 발열환자가 13일에는 17만4440여 명, 14일 29만6180여 명, 15일에는 39만2920여 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신은 이 같은 코로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협의회를 소집해 방역대책회의를 주재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당 간부와 사법부문, 의약품 공급 왜 제대로 못했나 질책

    김정은은 회의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의로 “인민군대 군의부문(의무병과)의 강력한 역량을 투입해 평양 시내의 의약품 공급사업을 즉시 안정시키라”는 특별명령을 내렸다.

    이날 김정은은 회의에서 노동당 간부들과 사법·검찰부문을 질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전염병 전파 상황을 신속히 억제·관리하기 위해 국가예비의약품들을 긴급해제해 시급히 보급할 데 대한 비상지시까지 하달하고, 모든 약국들이 24시간 운영체계로 넘어갈 데 대해 지시했지만 아직까지도 동원성을 갖추지 못하고 진행이 바로 되지 않고 있다”며 노동당 간부들을 질책했다.
  • ▲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 4월 25~26일 대북전단 100만 장을 살포할 당시 모습.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 4월 25~26일 대북전단 100만 장을 살포할 당시 모습.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김정은은 또 중앙검찰소장 등 사법·검찰부문 관계자를 향해 “당 정책 집행을 법적으로 강력하게 담보해야 할 사법·검찰 부문이 의약품 보장과 관련한 행정명령이 신속·정확하게 시행되도록 법적 감시와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엄중한 시국에 아무런 책임도 가책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것은 중앙검찰소 소장의 직무태만”이라고 질책했다.

    통일부 “대북지원 제안할 것”… 박상학 “대북전단에 의약품 실어 보낸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정부는 북측에 의약품 지원 등을 곧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지원 등을 포함하여 북측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바 있으며, 대통령께서도 오늘 시정연설에서 코로나 위협에 노출된 북한주민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대북 의료지원을 위해서는 북한당국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므로 정부는 북한의 코로나 확산 상황 및 신속한 대응 등을 감안하여 북측에 조속히 관련 제의를 할 예정”이라며 “대북 제의가 이뤄지게 되면 언론에 관련한 설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같은 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조만간 날려 보낼 대북전단 풍선에 의약품을 실어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김정은이 말하는 ‘대동란’이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200만~300만 인민이 굶어 죽은 것을 말하는 데, 지금 얼마나 심각하면 ‘수령’이 마스크를 쓰고 나와 인민과 국제사회에 실토하겠느냐”며 “김정은이 자신의 치적과 야망을 위해 4월25일 북괴군 90주년 열병식 행사에 굶주리는 인민과 허약한 군인들을 끌어내 몇 달 동안 준비하면서 (코로나가) 엄청난 속도로 전파된 것”이라고 김정은과 북한 당국을 비판했다.

    김정은이 최근 “중국의 방역 성과를 따라 배우라”고 말한 것을 두고도 박 대표는 “코로나로 죽어가는 인민들에게 약보다는 꽁꽁 묶어 두고 살면 다행이고 죽어도 괜찮다는 거냐”며 “우리는 수령의 폭정으로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을 살리기 위해 대북전단 대신 풍선에다 타이레놀과 해열제 등의 의약품·마스크 등을 넣어 빠른 시일 내에 대량으로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코로나가 퍼지는데 약 한 번 못 써 보고 죽어가는 북녘의 부모·형제·자매들을 위해 우리 자유북한운동연합은 대북전단 살포를 잠시 중단하고 북한으로 코로나 대응용 의약품을 대량으로 살포할 것”이라며 “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북한 동포들을 위해 코로나 의약품 보내기 국민운동에 모두 동참하고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 북한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관련한 대처가 이뤄지는 상황이므로, 어떤 전달 방식이 북한 주민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지, 북한에 방역지원을 하려는 정부 정책에 도움이 될지 그런 부분도 고려해 달라”는 뜻을 밝혔다. 대북전단용 풍선으로 의약품을 보내는 것 자체를 막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