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일인 10일 靑 전면개방… 첫 시간에만 시민 1만 명 몰려 '북새통'김신조사건 이후 제한됐던 등산로 남측 구간도 완전 개방
  • ▲ 청와대 본관.ⓒ정상윤 기자
    ▲ 청와대 본관.ⓒ정상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10일 청와대가 전면개방됐다.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74년 만이다.

    청와대 뒷산 북악산의 남측 구간도 추가로 개방됐다. 1968년 1월21일 김신조 사태로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지 54년 만이다.

    청와대 전면 개방… 경내 방문 1인 도보 기준 약 1시간 소요

    윤석열정부가 '용산시대'를 개막하면서 대통령의 공간이었던 청와대와 북악산 일부 제한구역이 이날 오전 전면 개방됐다.
  • ▲ 청와대 상춘재.ⓒ손혜정 기자
    ▲ 청와대 상춘재.ⓒ손혜정 기자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 11시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 건너편의 청와대 정문 앞에서 '과거·전통·미래·젊음'이라는 주제로 기념행사를 열었다. 

    정문을 기준으로 서쪽 영빈문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농악단들이, 동쪽 춘추문에서는 타악그룹 '라커퍼션'이 퍼레이드를 시작해 정문 앞에서 어우러졌다.

    이어 윤 대통령의 취임사가 종료된 11시38분에 맞춰 청와대 정문이 활짝 열렸다. 사회 각계각층의 어린이·노인·장애인·외국인 등으로 구성된 74인의 국민대표단이 경내애 우선 입장했다. 이들 손에는 '약속'을 의미하는 매화가 들려 있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매화'를 선정한 이유로 "윤 당선인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사전 예약한 일반 관람객이 차례로 청와대 정문을 통과했다. 

    문화재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총 2만6000명의 관람객이 사전 예약했고, 첫 개방 시간에만 6500명에서 1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 ▲ 청와대 관저 인수문 앞에 인파가 몰려 있는 모습.ⓒ손혜정 기자
    ▲ 청와대 관저 인수문 앞에 인파가 몰려 있는 모습.ⓒ손혜정 기자
    청와대 경내 방문은 30대 여성 1인 도보 기준으로 총 55분이 소요됐다. 정문을 통과한 뒤 녹지원→상춘재→춘추관 앞 헬기장→침류각→관저→수궁터→본관→정문 방향으로 이동했고, 구간마다 사진촬영을 했을 때 걸린 시간이 1시간 이내였다.

    이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단연 관저와 본관이었다. 본관 앞 대정원에서는 청와대 개방을 기념하는 종묘제례·종묘제례악보존회의 축하공연도 열렸다. 다만 대통령집무실이었던 청와대 본관과 전날(9일)까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머물렀던 관저의 내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 ▲ 북악산 청와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손혜정 기자
    ▲ 북악산 청와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손혜정 기자
    김신조 사태 이후 제한됐던 북악산 남측 구간도 개방

    청와대 개방에 앞서 청와대에서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도 이날 오전 6시30분 개방됐다. 신규 개방된 등산로는 서쪽 칠궁과 동쪽 춘추관을 통하는 등산로다. 또 두 길이 하나로 합쳐지는 백악정 위로 청와대 전망대까지 가는 길도 새로 개방됐다. 청와대 전망대에서는 서울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종로에 지역구를 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종로구 주민들과 함께 등산로를 찾아 백악정까지 올랐다.

    최 의원은 본지에 청와대 개방과 관련 "단순하게 공간을 열었다고만 보지 않는다"며 "길게는 조선의 한양 천도 이후, 짧게는 건국 이후 70여 년 동안 권력이 국민들과 분리돼 있었는데, 국민들에게 가슴을 여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행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은 "우리 정부의 모든 국정운영을 투명하게 하고, 국민과 밀착해서 함께 열어가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의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 ▲ 청와대 춘추문.ⓒ손혜정 기자
    ▲ 청와대 춘추문.ⓒ손혜정 기자
    청와대와 북악산 등산로 개방에 국민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60여 년을 거주했다는 한 70대 여성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히려 동네와 길만 오염되는 것 아닌가 우려되기도 한다"며 "상권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 70대 부부는 "우리의 삶과 괴리감이 느껴지던 대통령과 친밀감이 느껴진다"며 청와대 개방을 반색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청와대를 국민들한테 돌려준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개방 행사는 오는 22일까지 공연, 전통의식 재현, 탐방 및 해설, 퍼레이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서울시는 이 기간 지하철역인 안국역과 광화문역을 지나는 3·5호선에 전동차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