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싸우면 러시아군 패해… 체면 유지하면서 전쟁 끝내는 출구 필요” BBC 인터뷰
  • ▲ 지난해 전승절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전승절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가 5월9일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이하 전승절)에 맞춰 우크라이나에 모종의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직 크렘린궁 비서관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쟁을 후회하며, 이를 끝낼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연설문 담당했던 전직 비서관 “푸틴, 우크라 침략 후회한다”

    아바스 갈리야모프 전 크렘린궁 연설비서관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주장을 폈다. 갈리야모프 전 비서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메시지 작성을 담당했다.

    “러시아가 오는 9일 우크라이나에 (전면전과 관련한) 최후통첩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는 서방진영의 관측과 관련해 갈리야모프 전 비서관은 “전승절에 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한 것은 맞다”며 “이 문제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뿐만 아니라 적들에게도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군 전력과 전황으로 볼 때 (우크라이나)전쟁을 계속하면 (러시아가) 질 것이 뻔하다”고 전제한 갈리야모프 전 비서관은 “푸틴 대통령은 그래서 우크라이나 침략을 후회한다”며 “나약하게 보이지 않으면서 전쟁을 끝낼 출구전략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푸틴, 나약하게 보이지 않으면서 종전할 수 있는 출구전략 희망”

    갈리야모프 전 비서관은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에 맞춰 우크라이나 침략을 통해 성취한 결과를 내놓는 동시에 어떤 식으로든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며 “(전쟁을) 매듭짓지 못한다면 푸틴 대통령은 (국내)정치적 패배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난관을 뛰어넘기 위해 대외적으로 ‘완전히 미친 사람’ 같은 모습을 연출할 것이며,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 시사 등도 이런 연출의 일환이라고 갈리야모프 전 비서관은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러시아가 전승절을 맞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극적인 행위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는 중”이라며 “러시아가 마리우폴과 돈바스 일대를 장악한 뒤 우크라이나전쟁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이 여러 곳에서 나왔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고 8일 전했다. 

    방송은 이어 “러시아가 이날을 기점으로 공식 선전포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면전을 선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크라이나전쟁을 일방적으로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러시아다. 그러나 정전협상 테이블의 상황은 다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6일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온라인 연설에서 러시아와 종전협상 조건을 내걸었다. 돈바스 지역과 흑해 연안 등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반환하고, 피란민 귀환 보장, 러시아군의 전쟁 책임 규명을 받아들여야만 종전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 정부에 사실상 항복을 요구하는 셈이어서 협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