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실무위원 조상규, 尹 차 번호 찍힌 사진 SNS 올렸다 해촉조상규 "인수위 해촉 통보는 일방적… 해명할 기회도 없었다" 주장"업무보고 온 부처 사람들에 호통 치고 정신교육" 폭로 기자회견도인수위 "자진사퇴로 정리된 사안, 별도 입장 낼 생각 없다"
  •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을 지낸 조상규 변호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해촉'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손혜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을 지낸 조상규 변호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해촉'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손혜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 11일 만에 내부 잡음에 휩싸였다.

    인수위 실무위원이 윤 당선인의 차량 번호가 찍힌 사진을 개인 SNS에 올린 것을 이유로 해촉되자, 이에 반발하며 폭로성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해촉 실무위원 조상규 "일방적 통보"… 억울함 호소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을 지낸 조상규 변호사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해촉'과 관련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28일 인수위가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자신을 "해촉 완료했다"고 통보한 것은 "절차 없는 일방적 통보"라며 "자진사퇴하겠다"는 반박이었다.

    조 변호사는 특히 인수위의 공지 즈음 자신의 SNS 사진과 관련해 보안 유지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해촉 절차'를 보도한 TV조선 보도의 순수성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인수위 내부자가 알려 주지 않았다면 당사자, 즉 제가 모르는 보안 위반에 따른 해촉을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의구심을 표한 조 변호사는 "인수위 스스로가 저의 정보보안 위반 취재가 되기를 원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윤 당선인의 경호 차량 번호판을 노출하고 인수위 워크숍 강의자료를 공개했다는 등 보안 유지 위반 의혹을 받았다.

    이와 관련, 조 변호사는 "제 사진에서는 경호용 차량의 번호판이 아주 뒤에 있어 잘 보이지도 않는다"며 "이미 경호 차량은 번호판이 명확하게 다 나온 사진들이 허다하다"고 반박했다. 강의안 사진 역시 자료에 '공개'라고 명시돼 있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임명권자인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분과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도 조 변호사의 행위가 '보안 사항 위반'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조 변호사의 주장이다. 

    조 변호사는 그러면서 "어떠한 해명 기회도 갖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분과 내 '갑질' 폭로도… "호통에 정신교육" 주장

    이에 더해 조 변호사는 분과 내 갑질 논란을 지적하기도 했다. 

    "방통위 업무보고에서 자기가 출연한 세바시 방송을 안 봤다고 업무보고 온 부처 사람들에게 호통을 치고 교육부 업무보고 시작 30분 전부터 혼자서 부처 사람들 앉혀 놓고 정신교육 하고, 업무보고 내내 혼자서 발언하며 자기 눈을 보고 업무보고를 하라는 강요를 하며, 모든 업무보고에 인수위원 3명만 남기고 모두 퇴실시킨 후 깜깜이로 회의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기타 분과에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조 변호사는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지난 4·15총선 당시 서울 용산지역구에서 자신과 경선했던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6·1지방선거와 관계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조 변호사는 "박성중 간사가 나한테 '권영세 의원과 왜 사이가 안 좋으신가'(라고 물어봤다)"라며 "권영세팀에서 난리가 났다고 한다. 제가 (인수위 분과에) 들어왔다고. 저는 거기까지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저는 (4·15총선에서) 불복했고, 권 의원을 방해하지 않았다. 저를 싫어한다고 해서 용산구청장 스스로 접었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위원장도, (박성중) 간사도, 이태규 위원(기획조정분과)도, 아무도 몰랐다. 이게 위원회인가? 누군가 사유화하고 있다고 생각 들지 않느냐"고 반문한 조 변호사는 "저희 (과학교육기술)분과는 권력자들에 의해 철저히 사유화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세 부위원장 측은 조 변호사의 기자회견에서 이름이 거론된 것에 어리둥절해 하는 눈치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본인(조 변호사)이 자진사퇴하기로 정리된 마당에 해당 인사, 여러 사안 하나하나에 반응을 낼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별도 입장을 낼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변호사의 자진사퇴로 인한 분과의 빈자리가 곧 메워질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원 부대변인은 "아침 먹고 나면 점심 먹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답변으로 에둘렀다.

    갑질 의혹 김창경 위원 "유튜브 중요성 강조하는 취지에서"

    갑질 인사로 지목된 분과 위원 김창경 한양대 교수도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그분(조 변호사)을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자신의 '세바시 출연' 관련 지적에는 "유튜브가 지배하는 시대다. 유튜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취지를 전하는 과정에서 제 이야기가 나온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과학기술교육분과에서도 "갑질은 없다"는 일부 반응이 나왔다. 과학기술교육분과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이같이 말하며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전문가의 눈에는 이 같은 잡음이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나 '해프닝'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권력투쟁에서 희생됐다는 식으로 다들 자신을 과시하는 것으로 비친다"며 "이런 인사를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지, 인사 절차와 검증 등 '시스템' 문제가 본질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수위는 과학기술교육분과 전문위원인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와 관련해서도 "사실관계 확인 후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서 교수가 2007년 국책연구원 재직 당시 연구비 횡령 논란으로 면직 처리된 적이 있다는 투서가 인수위에 접수되면서다.

    이와 관련해 원일희 부대변인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본인의 소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