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무속신앙 비판하던 與, 이재명 지지단체엔 한국마고성재단민주당, 국회서 "진보역사학자 1만4450명, 이재명 지지했다" 홍보민주당 "단체 자발적 지지선언과 후보가 무속신앙 믿는 것 달라"국민의힘 "나를 지지하면 역사학자고, 남을 지지하면 무속신앙인가"
  • ▲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민족 역사·전통문화·위인선양단체 1만4450명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민족 역사·전통문화·위인선양단체 1만4450명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를 향해 무속신앙 네거티브 공세를 강조한 유세전략 보고서를 냈던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자당 대통령후보 지지를 선언한 무속신앙 단체를 '역사학자'라고 지칭하며 지지선언을 반겼다.

    민주당은 윤 후보에게 '마고할머니를 믿느냐'며 공세를 펴왔지만, 해당 지지단체에 마고할머니를 믿는 한국마고성재단이 들어 있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인류평화의 정신 지도국으로 이끌어 달라"

    민주당은 12일 대한민국 민족역사·전통문화·위인선양단체 1만4450명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산하 '나를위한대한민국위원회'를 통한 지지선언이다. 

    이들 41개 단체의 지지선언은 12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이재명 후보가 민족의 동서화합과 남북평화통일을 이루고, 인류평화의 정신 지도국으로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이들의 지지선언에 환영사를 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진보 역사학자 1만4450명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홍보했다. 

    그런데 해당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린 몇몇 단체는 주술과 무속신앙을 연구하고 받드는 단체로 파악됐다. 

    이 후보 지지 단체에 이름을 올린 한국마고성재단은 민주당이 비판한 '마고 할머니'를 연구하고 숭배하는 단체다. 구비설화 속 마고할미는 태초의 우주만물 및 인류를 창조한 창조신이며, 마고성은 지고지순한 천인(신인)들이 조화로운 삶을 사는 천인합일(신인합일)의 이상향이라는 것이다.
  • ▲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민족 역사·전통문화·위인선양단체 1만4450명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민족 역사·전통문화·위인선양단체 1만4450명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게다가 같은 지지단체로 이름을 올린 한국도인총연합회는 전국 도인들의 모임이고, 한민족칠성문화보전회는 개천과 홍익사상을 받드는 무속단체다.

    문제는 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 일정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14일 '대선 유세 메세지 기조'라는 보고서에서 윤 후보의 주술·무속신앙 등을 향해 공세를 펼쳐야 한다고 했다는 점이다.

    野 "남 지지하면 무속인, 나를 지지하면 역사학자냐"

    민주당은 또 지난달 윤 후보가 '마고할머니'를 모시는 건진법사와 만났다는 점을 비판하는 공식 논평을 내고 "마고할머니는 무당들의 어머니신으로 지칭되고, 마고할머니 신을 모시는 분들은 무속인으로 지칭된다"며 "윤석열 후보는 진정으로 불자로 알고 건진법사를 만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지선언을 한 것과 후보가 직접 무속인들과 접촉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견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대통령후보가 직접 무속인과 어울리는 것과 대선 국면에서 단순 지지선언을 한 것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선관위 관계자는 "나를 지지하면 역사학자이고, 남을 지지하면 주술·무속신앙이냐"며 "민주당이 이런 내로남불로 네거티브만 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이 나날이 커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