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권영세 겨냥 "나를 구태 정치인이라고 온갖 욕을 다 해버렸다" 비판'공천 집안싸움' 본격 수면 위로… "최재형 추천은 '공정 상징'이기 때문"최재형 "공천 관련 사전 논의 없었다… 지금은 정권교체 집중할 시기"
  •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경선 과정이었던 지난해 11월3일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관권선거 중단과 이재명 대장동 비리 특검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기륭 기자(사진=홍준표 캠프)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경선 과정이었던 지난해 11월3일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관권선거 중단과 이재명 대장동 비리 특검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기륭 기자(사진=홍준표 캠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선거대책본부 활동을 막는 주체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했다. "이들의 결재를 받는 선대본 활동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홍 의원이 공천 당사자로 지목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홍 대표가 윤 후보에게 자신의 공천을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 "홍 의원의 경험으로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 사람을 천거한 것이지, 국민의힘 선대본부 합류를 전제로 내건 조건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대선 경선에서 2위를 한 인사가 (지역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홍 의원은 20일 조선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선거 지원 문제와 관련 "내가 이른바 '윤핵관'들에게 결재를 받고 선대본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돼 있는데,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선대본부에 들어갈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권 본부장이 선대본부에 나를 못 들어오게 하기 위해 (내가 후보와) 공천 거래를 했다고 하고, 구태 정치인이라고 온갖 욕을 다 해버렸다"며 "그것이 윤 후보의 양해 없이 했다면 권 본부장 등 문제 되는 인물들은 출당감"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권 본부장이 이날 오전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한 발언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권 본부장은 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가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권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특정 인사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이 지난 19일 윤 후보와 만찬 회동에서 '공천 추천 인사'를 언급한 것과 연결짓는 분위기였다. 

    홍 의원은 윤 후보와 회동에서 선대본부 상임고문 합류 조건으로 '국정운영 능력 담보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 등 두 가지를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3·9대선과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관련, 종로와 대구에 각각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등 두 인사의 '전략공천'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른바 '공천 집안싸움'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홍 의원은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권 본부장의 발언이 사전에 윤석열 후보와 공감이 이뤄진 것이라고 해도 나를 선대본에 들어오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윤 후보가 (나한테) 들어오라고 제의해 놓고는 다른 쪽에서는 (권 본부장한테) 개인적으로 자기 결재 안 받았다고 난리 치니 이것은 선대본부에 들어오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규정했다.

    또 "윤 후보가 사과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선대본부 지휘체계의 문제"라며 "내가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 말할 처지가 안 돼버렸다. 윤 후보가 아니고 권 본부장 결재 받고 활동하라는 얘기인데, 내가 어떻게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최 전 원장 전략공천을 제안한 배경으로 홍 의원은 그가 '공정의 상징'이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최 전 원장이 나와 가까운 인물이라서 추천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윤 후보와 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약 40분간 회동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이 제안한 종로구 공천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사실상 이 제시는 무위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회동 후 "최 전 원장께서 12월 이후부터 당 경선후보들하고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당의 공식 후보를 조건 없이 도와 주고 지지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기조가 지금 변함이 없으시다고 그런 말씀을 하셨고, 저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최 전 원장도 "정권교체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선대본부에서) 어떤 일이든 도울 생각이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의해서 조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홍 의원과 '종로 출마' 사전 논의 여부와 관련해서는 "사전에 논의한 사실이 없고 (홍 의원이) 어떤 뜻으로 하셨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정치 오래 하신 분이니까 생각이 있으셨겠지만 사전에 논의한 적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뉴데일리는 홍 의원과 최 전 감사원장에게 이와 관련한 견해를 듣고자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만나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만나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