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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재판 중이라 감사 못한다"… 이유도 군색한 감사원 답변

수사·재판에 영향 주지 않고, 긴급한 경우엔 감사 가능한데… "수사·재판 중" 거부기준일 2017년으로 봐야 하는데, 2015년으로 기산해… "감사 청구 기간 지났다" 판단

입력 2022-01-19 14:44 | 수정 2022-01-19 15:58

▲ 감사원. ⓒ정상윤 기자

감사원이 최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따른 공익감사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수사·재판이 진행 중이고, 감사 청구 기간이 지났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감사원이 과거 수사·재판 중인 사안을 감사한 전례가 있고, 감사 청구 기간이 잘못 계산됐다는 지적을 감안하면 감사원이 정치적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주민 550명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감사원에 대장동 개발사업을 대상으로 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핵심은 민간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출자금의 1154배에 달하는 배당금 등 8000억원 넘는 이득을 챙길 수 있게 한 사업 설계 과정을 감사해 달라는 것이었다.

감사원 "대장동 사업협약, 주주협약 감사 청구 기간 5년 지났다"

1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감사 청구를 최종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A4용지 6쪽짜리 분량의 결정문에서 "이 청구 사항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수목적법인인) 성남의뜰과 체결한 2015년 6월의 사업협약과 주주협약에 관한 것인데, 이는 감사 청구 시점(지난해 10월)을 기준으로 5년이 경과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공익 감사 청구 규정은 '감사 청구는 해당 사무 처리가 있었던 날 또는 종료된 날부터 5년이 경과하면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대장동사업은 이익 배분 내용 등을 담은 사업협약과 주주협약이 체결된 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났기 때문에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장동 개발 사업의 경우 사업협약과 주주협약은 2015년 체결됐지만 2019년까지 각각 세 차례 변경됐으며, 이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지급할 '자산 관리 수수료' 한도가 90억원에서 128억원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화천대유에 몰아주기식 사업협약과 주주협약이 최종 변경된 2019년부터 감사 청구 기간을 계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개 부지 수의계약도 5년 경과"… 실제 부지 확보 시점은 2017년 4월

감사원은 또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구역 15개 부지 중 5개를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받은 특혜 의혹을 감사해 달라"는 청구와 관련해서도 '이 역시 2015년 사업협약에 관련된 것으로 이미 5년이 경과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화천대유에 4000억원 이상의 이득을 안겨준 '5개 부지 수의계약' 내용은 2015년 협약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천대유가 5개 부지를 실제로 확보한 시점은 2017년 4월로, 이 같은 사실은 경기도에도 보고됐다. 

법조계에서는 "감사원 공익감사 처리규정의 '해당 사무 처리가 종료된 날'을 2017년 4월로 보고 감사에 착수해도 되는데, 감사원이 굳이 협약 체결이 이뤄진 2015년을 기준으로 삼아 청구를 기각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 기각 사유로 감사원은 '수사·재판 중'이라는 점도 들었다. '수사·재판 중인 사항은 감사 청구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감사원 내부 규정에 따라 대장동 의혹을 감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해명 역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해당 규정에는 '수사·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 감사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달려 감사원 의지에 따라 감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사·재판 중'이라 감사 불가?… 재판 중 사안 감사 전례 있어

실제로 감사원은 수사·재판이 20여 건에 달하는 인천국제공항 소유 골프장인 '스카이72'를 대상으로 감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간단체는 지난해 초 스카이72 사업자 선정 과정의 특혜 의혹을 감사해 달라며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또 2017년 1월 당시 특검 수사를 받는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감사원 감사는 단순히 수사나 재판이 진행될 경우 일률적으로 감사를 자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사안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심각성, 국민적 관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규정이 아니라 의지가 문제… 기각 구실 만들어낸 것"

감사원은 이 같은 지적에 "감사 청구 사항 중 수사·재판 중인 사안은 일일이 확인해 최대한 (감사에서) 배제하고 있다. 스카이72 감사도 그렇게 했다"며 "대장동 특혜 시비를 일으킨 주요 내용 대부분이 2015년 사업·주주협약 안에 있기 때문에 그 시점을 기준으로 감사 청구 기간을 계산했다"고 조선일보에 설명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서 "일을 하지 않고자 하면 100가지 사유를 댈 수 있는 것이 감사원"이라며 "감사 청구 기한이 지났다니요. 해당 사무 처리가 종료된 날부터 5년이면 2017년 기준으로 볼 때 아직 감사 청구 기한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규정상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겠지요"라고 꼬집었다.

대장동시민사회진상조사단장인 이헌 변호사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감사원이 감사를 기각할 구실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감사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오히려 정치적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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