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한 혐의… 이재명에 수십억 뇌물 전달설도제3기 '성남국제마피아파' 두목 출신… "당시 고문 변호사가 이재명" 주장 제기돼코마트레이드, 2015년 성남시와 복지환경 업무협약… 이재명 "감사하다" 트위터에 글2016년, 성남시 선정 중소기업인 장려상… 이재명이 구단주인 성남FC에 후원 계약박철민 "이준석 지시로 이재명에 20억 전달"… 이재명-이준석 '조폭 연루설' 논란
  • ▲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가운데)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의 모습. ⓒ독자 제공
    ▲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가운데)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의 모습. ⓒ독자 제공
    검찰이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와 관계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국제마피아파 두목으로 활동한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는 이 후보에게 수십억원대 뇌물을 줬다는 등의 의혹도 받는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와 관련한 '조폭 연루설'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8-2부는 지난 12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장 개장 등)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대표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폭력범죄단체인 성남국제마피아파 조직원들과 해외에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이준석 항소심서 1심과 같은 징역 15년, 추징금 약 39억6000만원 구형

    검찰은 1심과 같은 징역 15년에 추징금 39억5931만9000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과거 모든 범죄에 대해 자백하고 지금도 반성한다"면서도 "다만 제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는 처벌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 전 대표의 변호인 역시 "피고인이 조폭 출신 사업가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안타깝다"며 "사실 2007년 범죄 전력 이후로는 조폭으로 활동한 적이 없고 사업가로서 열심히 살아온 만큼 관용의 눈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와 관련한 '조폭 연루설' 중심에 있다. 국제마피아파 출신인 이 전 대표는 2015년 8월 모바일 IT 제품 수출입업체인 코마트레이드를 설립했다.

    코마트레이드는 2015년 성남시와 복지시설 환경개선 업무협약을 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준석 대표님, 성남 100만 시민을 대표하여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2016년에는 성남시 선정 중소기업인대상 장려상을 받았고, 같은 해 이 후보가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와 후원 계약을 했다.

    박철민 "이재명과 이준석 찻집에서 얘기 나눌 때 이재명 차에 돈뭉치 실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에게 수십억원대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18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전 대표와 같은 조직 출신인 박철민 씨가 이 후보에게 20억원을 뇌물로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김 의원은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장 출신 박씨의 제보라며 "박씨는 5만원과 1만원짜리 현금뭉치 5000만원을 이 지사와 이준석 대표가 찻집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이 지사 차에 실어 줬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가 국제마피아파 측근들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20억원가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박씨가 지난 8월부터 교도소로 수차례 편지를 보내 "협조 안 하면 다친다"며 "조폭과 연루된 이 후보의 비위사실을 공익제보할 것을 종용했다"고 반박했다. 박씨와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없고, 따로 만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해당 편지에서 박씨는 윤석열 대선후보와 박범계 법무부장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자신의 '뒷배'임을 강조한 뒤 '이 후보가 조폭 자금을 받은 사실만 털어놓으면 집에 보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김용판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준석 "박철민과 일면식 없다"… 경찰 보고서에는 "이준석이 박철민 폭행"

    하지만 지난해 11월11일에는 박씨와 일면식도 없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이 거짓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증거가 공개됐다.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회 특위 회의에서 전날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씨를 만난 결과를 공개하며 "(박씨에 따르면) 당시 (이 전 대표가) 꽤 많은 축의금도 줬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증거자료는 '이준석'이라는 이름 석 자가 적힌 박씨의 결혼식장 방명록 사진이었다.

    경찰이 2017년 작성한 '사건인지보고서'에도 박씨와 이 전 대표가 같은 조직에 있었다는 사실이 담겼다. 

    해당 보고서의 '국제파 조직원들과 관련한, 단체범죄 사실(줄빳다사건)' 항목에는 2012년 9월께 성남시 수정구의 한 모텔에서 국제파 조직원들이 박씨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사건 경위가 기술됐다. 박씨가 선배 조직원인 이 전 대표에게 전화한 것이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행동강령에 위배되는 '버릇없는 행위'였다는 것이 폭행 이유였다.

    박씨가 그린 조직도엔… 이준석이 두목, 이재명은 고문 변호사

    이 전 대표가 국제마피아파 두목을 맡았을 당시 이 후보와 인연을 맺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철민 씨가 직접 그린 2012년부터 2017년까지의 '제3기 국제마피아파 조직도'에는 이 전 대표가 두목으로 올랐고, 그 아래 고문에는 이 후보의 이름이 적혔다. 이 후보 이름 옆에는 '성남시 전 시장'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조직도의 오른쪽 상단 끝자락에는 '국제마피아 고문변호사(이재명이 시장이 되기 전에는 이재명 변호사), 김OO 변호사·서OO 변호사'라는 글이 적혔다. 이 전 대표가 국제마피아파 두목을 지낼 당시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 되기 전인 2010년까지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2019년 10월 1심에서 징역 7년형과 추징금 41억8397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1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