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이기성→나석규에게로 흘러 들어간 화천대유 100억원검찰, "나석규, 대장동 토목사업 확보 실패 대비해 100억원 받기로… 입막음용" 의심이기성 대표로 있는 '더감' 찾았지만 "면담 못한다" 취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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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박영수 전 특검의 친척에게 준 100억원의 행방에 관심이 쏠린다.검찰은 100억원과 관련한 합의서를 확보했고, 그 돈이 대장동 비리를 폭로하겠다는 업자를 입막음하는 데 쓰인 것으로 의심한다.김씨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김씨는 2019년 4월 박 전 특검의 인척인 이기성 더감 대표에게 109억원을 송금했다. 더감은 화천대유가 시행사를 맡은 대장동 5개 블록 아파트의 독점 분양권을 얻은 분양대행사다.이 대표가 받은 109억원 중 100억원은 건설업자 나석규 씨에게 건너갔다고 김씨는 진술했다. 대장동 토목사업권을 노렸던 나씨는 앞서 이 대표 측에 20억원을 건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나씨가 사업권을 따내는 데 실패하자, 이 대표가 나씨에게 원금의 5배인 100억원을 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검찰은 최근 이 대표와 나씨 사이에 작성된 '이행합의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서에는 '500억원 이상 규모의 토목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면 나씨에게 100억원을 준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100억원을 '입막음'용으로 의심검찰은 나씨가 사업권 확보에 실패하자 이 대표에게 '대장동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본다. 이 대표가 나씨에게 건넨 100억원이 '입막음'용이라는 의미다.뉴데일리는 이 대표의 해명을 듣기 위해 2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더감을 찾았지만, 더감 측은 "면담할 수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이 대표가 2015년부터 대표로 있는 유리 제조업체 지스마트글로벌도 취재에 협조하지 않았다. 지스마트글로벌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월부터 한 달간 사외이사를 지낸 회사다.이기성·나석규, 남욱에 43억원 전달… 로비 의혹이 대표는 과거 나씨로부터 받은 20억원에 23억원을 더해 43억원을 남욱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대장동 사업 관계자로부터 "43억원 중 일부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재선 선거운동 자금으로, 인·허가 로비 명목으로 쓰였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지난달 22일 "43억원 중 일부가 성남시장 재선 선거운동 비용으로 쓰였다는 보도는 음해"라며 "제가 1원이라도 받았으면 이명박·박근혜정권 10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원희룡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은 지난 16일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기성(23억원), 토목업자 나석규(20억원)로부터 총 43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며 "이를 유동규 전 본부장 등 대장동 사업 추진을 위해 이재명 후보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썼다"고 주장했다.원 본부장은 이어 "이 자금은 2014년 4월부터 2015년 여름께까지 조성됐다"며 "(자금의) 용처는, 당시 이기성·나석규 두 사람이 선거자금 및 대장동 인허가 로비 자금으로 쓰여진다는 것을 당연히 전제로 했기 때문에 남 변호사에게 43억원의 돈을 조성해 전달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김만배가 100억원을 나석규에게 위장계약을 통해 '이행계약금(파킹)'으로 주게 됐는데, 김만배가 이기성에게, 이기성이 나석규에게 전달하는 형태였다"고 밝힌 원 본부장은 "나석규는 계약서 상에 나타난 100억원 외에도 남욱을 협박해 30억원 받아냈다. 20억원을 로비 자금으로 건넸던 나석규가 토목공사를 못 따내자 도합 130억원을 갈취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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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씨가 받은 100억원이 이 후보에게 제기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의혹도 있다. 이 후보와 쌍방울 측은 해당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나씨는 KH E&T의 컨소시엄 지분을 매입해 대주주로 올라섰고, KH E&T는 쌍방울의 페이퍼컴퍼니이자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된 착한이인베스트에 2019년 4월 20억원을 대여했다.나석규, 쌍방울 관련사에 20억 대여투자회사 착한이인베스트는 2018년 11월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면서 쌍방울에 100억원을 지급했다.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이 공개한 한 제보자의 녹취록에는 "2018년 10월 이재명 후보 사건 변호를 맡은 이태형 변호사가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3년 뒤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원어치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착한이인베스트는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는 쌍방울 본사 2층에 소재지를 두었다. 뉴데일리는 이날 착한이인베스트를 찾았지만, 건물 관리인은 "착한이인베스트는 여기 없다"며 막아섰다.KH E&T는 "착한이인베스트에 20억원을 빌려준 것은 맞지만 그해 연말에 모두 돌려받았다"며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