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이기성→나석규에게로 흘러 들어간 화천대유 100억원검찰, "나석규, 대장동 토목사업 확보 실패 대비해 100억원 받기로… 입막음용" 의심이기성 대표로 있는 '더감' 찾았지만 "면담 못한다" 취재 거부
  • ▲ (왼쪽)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기성 대표의 더감 사무실과 (오른쪽)지스마트글로벌 사무실. ⓒ이상무 기자
    ▲ (왼쪽)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기성 대표의 더감 사무실과 (오른쪽)지스마트글로벌 사무실. ⓒ이상무 기자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박영수 전 특검의 친척에게 준 100억원의 행방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100억원과 관련한 합의서를 확보했고, 그 돈이 대장동 비리를 폭로하겠다는 업자를 입막음하는 데 쓰인 것으로 의심한다.

    김씨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김씨는 2019년 4월 박 전 특검의 인척인 이기성 더감 대표에게 109억원을 송금했다. 더감은 화천대유가 시행사를 맡은 대장동 5개 블록 아파트의 독점 분양권을 얻은 분양대행사다.

    이 대표가 받은 109억원 중 100억원은 건설업자 나석규 씨에게 건너갔다고 김씨는 진술했다. 대장동 토목사업권을 노렸던 나씨는 앞서 이 대표 측에 20억원을 건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나씨가 사업권을 따내는 데 실패하자, 이 대표가 나씨에게 원금의 5배인 100억원을 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최근 이 대표와 나씨 사이에 작성된 '이행합의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서에는 '500억원 이상 규모의 토목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면 나씨에게 100억원을 준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100억원을 '입막음'용으로 의심

    검찰은 나씨가 사업권 확보에 실패하자 이 대표에게 '대장동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본다. 이 대표가 나씨에게 건넨 100억원이 '입막음'용이라는 의미다.

    뉴데일리는 이 대표의 해명을 듣기 위해 2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더감을 찾았지만, 더감 측은 "면담할 수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이 대표가 2015년부터 대표로 있는 유리 제조업체 지스마트글로벌도 취재에 협조하지 않았다. 지스마트글로벌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월부터 한 달간 사외이사를 지낸 회사다.

    이기성·나석규, 남욱에 43억원 전달… 로비 의혹

    이 대표는 과거 나씨로부터 받은 20억원에 23억원을 더해 43억원을 남욱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대장동 사업 관계자로부터 "43억원 중 일부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재선 선거운동 자금으로, 인·허가 로비 명목으로 쓰였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지난달 22일 "43억원 중 일부가 성남시장 재선 선거운동 비용으로 쓰였다는 보도는 음해"라며 "제가 1원이라도 받았으면 이명박·박근혜정권 10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은 지난 16일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기성(23억원), 토목업자 나석규(20억원)로부터 총 43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며 "이를 유동규 전 본부장 등 대장동 사업 추진을 위해 이재명 후보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썼다"고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이어 "이 자금은 2014년 4월부터 2015년 여름께까지 조성됐다"며 "(자금의) 용처는, 당시 이기성·나석규 두 사람이 선거자금 및 대장동 인허가 로비 자금으로 쓰여진다는 것을 당연히 전제로 했기 때문에 남 변호사에게 43억원의 돈을 조성해 전달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만배가 100억원을 나석규에게 위장계약을 통해 '이행계약금(파킹)'으로 주게 됐는데, 김만배가 이기성에게, 이기성이 나석규에게 전달하는 형태였다"고 밝힌 원 본부장은 "나석규는 계약서 상에 나타난 100억원 외에도 남욱을 협박해 30억원 받아냈다. 20억원을 로비 자금으로 건넸던 나석규가 토목공사를 못 따내자 도합 130억원을 갈취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 ▲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쌍방울 본사. ⓒ이상무 기자
    ▲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쌍방울 본사. ⓒ이상무 기자
    나씨가 받은 100억원이 이 후보에게 제기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의혹도 있다. 이 후보와 쌍방울 측은 해당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나씨는 KH E&T의 컨소시엄 지분을 매입해 대주주로 올라섰고, KH E&T는 쌍방울의 페이퍼컴퍼니이자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된 착한이인베스트에 2019년 4월 20억원을 대여했다.

    나석규, 쌍방울 관련사에 20억 대여

    투자회사 착한이인베스트는 2018년 11월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면서 쌍방울에 100억원을 지급했다.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이 공개한 한 제보자의 녹취록에는 "2018년 10월 이재명 후보 사건 변호를 맡은 이태형 변호사가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3년 뒤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원어치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착한이인베스트는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는 쌍방울 본사 2층에 소재지를 두었다. 뉴데일리는 이날 착한이인베스트를 찾았지만, 건물 관리인은 "착한이인베스트는 여기 없다"며 막아섰다.

    KH E&T는 "착한이인베스트에 20억원을 빌려준 것은 맞지만 그해 연말에 모두 돌려받았다"며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