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의료진 격려나선 文…일선 의료현장은 이미 붕괴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서울병원을 찾아 "민간 대학병원까지 거점병원에 참여해주시니까 정말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 의료진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이대 서울병원 의료진을 만나 "지금은 병상확보하는 게 우리가 일상회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중요한 관건인데 제가 국립대학병원들, 공공병원들, 심지어 모듈형 병상까지 포함해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정부 계획대로 하루 빨리 병상이 충분히 확충돼서 빠른 시일 내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이 크리스마스이고 연말·연초를 맞이하게 되는데 정말 너무 오랫동안 코로나를 대응하는 일선 의료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의료진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어서 방문을 했다"며 "사실 지금쯤이면 코로나 상황이 조금은 완화돼서 이제는 좀 새로운 한해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가졌었는데 지금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히려 더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서 도대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되고 있어서 아마 의료진들이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며 "그러나 함께 이겨내야 된다. 우리 의료진들께서 최선을 다해주시고 정부도 의료진들이 너무 힘들지 않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결국은 병상을 충분히 확보를 해서 일상 회복을 하면 환자가 좀 늘 수도 있고 그러면 위중증도 늘 수도 있는데 이런 분들을 우리 의료체계 내에서 감당만 할 수 있으면 일상회복을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우리가 이번에 막상 해보니까 위중증환자들이 우리가 생각한 거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서 우리 병상들이 감당을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됐기 때문에 일상회복을 잠시 멈추고 2주 동안 의료체계를 재정비하는 기간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대 서울병원에서 국립병원이나 공공병원이 아닌데도 민간병원으로서 코로나 거점병원 해주시면서 165병상을 마련해주셨다"며 "그래서 제가 너무 감사드리고 싶어서 찾아왔는데 지금 병상 감당하는 데도 이렇게 힘든데 코로나 병상이 165병상이나 이렇게 되면 앞으로 그 고생 어떻게 하냐"고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현장 방문에 나선 것은, 지난달부터 오미크론 확산으로 국내 확진자가 5000명~7000명을 기록한 사태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 15일 문 대통령이 호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 야권에선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 안 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문 대통령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내외가 함께 활짝 웃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김병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의료 현장이 사실상 붕괴해 국민 고통이 극에 달했지만, 위기의 순간에 문 대통령은 국민 곁에 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영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코로나 사태로 국민들은 해외여행은 물론 일상생활 전반을 제한 받던 때에도, 문 대통령은 4개월 동안 세 번이나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며 "절규하는 의료 인력의 다급한 얼굴 위로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문 대통령 내외의 환한 웃음이 오버랩 된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