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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나도 안동에 묻힌다"며 유림에 큰절 한 이재명… 정작 조상묘는 방치

안동 지통마 생가 인근 묘지, 사방에 제주(祭酒)병과 깨진 술병9월 조모 묘와 500m 떨어진 곳에서 예능 찍으면서도 성묘 안 해동네 주민 "이재명 둘째형이 주로 왔지만, 10여 년 전부터 발길 끊어"조부 묘소, 흔적 없어… "이재명, 효에 대한 개념 없는 분" 비판

입력 2021-12-22 16:25 | 수정 2021-12-22 18:04

▲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 마을에 있는 이재명 후보 조모의 묘 ⓒ뉴데일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조부모 묘가 10년여 간 관리 없이 방치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가 지난 7월1일 대선 출마 첫 행선지로 조상 선영이 있는 안동을 찾아 유림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안동이 낳은 자식" "나도 여기에 묻힐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겉과 속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갖춰 조상 묘를 관리하는 것이 한국의 전통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 후보가 '예'를 소홀히 여긴다는 지적과 함께 대통령후보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효' 개념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뉴데일리가 21일 방문한 이 후보 조모의 묘는 지통마마을로 불리는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의 후보 생가 근처에 있다. 이 후보 생가 터에서 산길을 따라 50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 마을에는 현재 5가구에 주민 8~9명밖에 살지 않기 때문에 이 후보 일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줄 주민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마침 지통마마을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권오선(86) 씨가 이 후보의 조모 묘를 안내하겠다고 했다. 덕분에 이 후보 조모 묘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권씨는 자신을 "이재명 후보의 친부와 형·동생 하며 지낸 사이"라고 소개했다.

권씨의 안내로 도착한 이 후보 조모 묘는 대선 후보의 조모 묘라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볼품이 없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묘 터를 지탱하는 축대는 무너져 내린 지 오래돼 보였고, 묘소 주위에는 제주(祭酒)로 사용한 듯한 술병이 6~7개가 한 곳에 소복이 모여 있었다. 묘소 주위에는 또 다른 술병 2병과 함께 깨진 술병도 보였다. 심지어 비타민 음료 빈 병도 있었고, 축대 사이 사이에는 빈 막걸리병도 끼워져 있었다.

술병은 세월 탓에 상표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용케 상표의 인쇄가 지워지지 않은 술병을 찾아 확인해 보니 2011년 12월 제조된 것이었다. 이 술이 제주로 사용됐다면 2011년 이후에는 성묘는 물론 관리도 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지난 7월 같은 장소를 방문했다는 뉴데일리 독자 박모 씨는 "여름에는 사람 키보다 큰 잡초들이 묘를 덮고 있어 봉분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며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되면서 잡초들이 사라져 봉분이 확인된 것 같다"고 말했다.

권씨는 "주로 이재명 후보 둘째형 재영 씨가 성묘를 했는데 10여 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 뒤로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부 묘는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권씨는 "(이재명 후보) 생가에서 조모 묘와 반대편 방향으로 약 3km 떨어진 산에 있지만 가더라도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부가 묻힌 곳은 남의 땅이고 봉분도 없다. 아무도 찾으러 안 온다"는 것이다. 

권씨는 "이재명 후보 부친이 친부가 아닌 큰아버지 밑에서 양자로 자랐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느냐"고 묻자 권씨는 "그래도 우리 동네 사람 아니냐. 그런데 아들 도박 때문에 망친 것 같다"고 걱정했다.

▲ 지난 7월 말 촬영한 이재명 후보 조모의 묘소 ⓒ뉴데일리

친조부 묘는 흔적 없어… 조모 묘 500m 거리에서 예능 찍으면서 성묘 안 해

뉴데일리는 권씨의 설명을 토대로 권씨가 가르쳐준 위치를 찾아 약 1시간 동안 인근을 살펴봤지만 묘를 발견할 수 없었다. 길도 없었고 겨울철인데도 덩굴과 나무가 무성해 비집고 들어가기도 어려웠다.

과거 선산이 없는 후손들이 묫자리를 살 형편이 되지 않을 때 소위 '좋은 터'에 조상을 모시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토장'일 수도 있다는 짐작이 들었다.

자서전인 <이재명의 굽은 팔>에서 이 후보는 "큰할아버지는 인품도 좋고 살림도 궁하지 않은 편이었다. 그 외아들(양자)이 내 아버지"라며 "친할아버지는 함께 살았다. 성미가 불같은 분이었다. 본부인인 할머니를 내쫓고 들인 새 부인이 있었는데, 그분은 더욱 무서웠다"고 회고했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안동을 방문했을 때 "제 어머님, 아버님, 조부모, 증조부모님의 선영이 있는 고향이기도 하고, 제가 태어나서 어릴 적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제가 삶을 정리할 때 저 역시도 여기에 묻힐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 유림과 고향 어르신들을 만나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12일 예천에 다녀가면서도 이 후보는 "제가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면 제가 묻힐 곳, 제 어머니와 아버님이 묻혀 계신 곳이 대구·경북"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9월 출연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 대선주자 특집편을 안동 생가 인근에서 촬영했다. 안동은 이 후보가 13세까지 유·소년기를 보낸 곳이다. 하지만 촬영 당시에도 생가 가까이에 위치한 조모 묘는 방문하지 않았다.

제보자 박모 씨는 "솔직히 조모 묘를 방치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라면 조상 묘를 이렇게 관리하면 안 된다. 효에 대한 개념이 없는 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면서 "화려하게 꾸미라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나'를 있게 한 조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를 갖추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최근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가정사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상황인데, 두 후보 모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새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3일 SNS에 "대구-경북 매타버스 일정 중 경북 봉화군에 잠들어 계신 부모님 선영에 밤늦게나마 인사드렸다. 제 고향이 안동이지만 영양군, 봉화군과 접경한 첩첩산중이라 선대 묘소가 3개 시·군에 걸쳐있다”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부모 묘소는 관리 잘해

반면 경북 봉화군에 있는 이 후보 부모 묘는 관리가 잘된 상태다. 이 후보는 지난해 3월 모친이 별세하자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자신의 형이 소유한 땅에 묘를 썼다. 부친의 묘와 합장한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서 "대구-경북 매타버스 일정 중 경북 봉화군에 잠들어 계신 부모님 선영에 밤늦게나마 인사 드렸다"는 글과 함께,  묘 앞에 술과 과일을 차려 놓고 엎드려 절하는 사진 한 장을 첨부하기도 했다.

이어 이 후보는 "추운 날씨였음에도 고향분들이 열렬한 환영으로 언 몸을 녹여 주셔서 저희 내외가 큰 용기를 얻었다"며 "저를 지켜보고 계실 부모님, 그리고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시는 고향분들이 걱정하시지 않게 남은 기간 진심을 다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형제·자매는 모두 7남매다. 아버지 이경희 씨는 1986년 위암으로 작고했고, 어머니 구호명 씨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형제·자매로는 재국(67), 재순(65), 재영(63) 씨와, 고(故) 재선 씨, 재명(59), 재문(53) 씨가 있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여동생 재옥 씨는 2014년 8월 뇌출혈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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