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상습 불법 도박 논란에… 이재명 "카드게임 사이트 유혹에 빠져" 사과이양수 野 수석대변인 "모녀 살인은 데이트폭력… 불법 도박은 카드게임이라니"김용태 최고위원 "도박자금 출처 불분명한데… 유혹에 빠졌다는 말로 되나" 맹비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가 지난 10일 오후 경북 경주 황리단길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가 지난 10일 오후 경북 경주 황리단길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아들의 도박 논란에 사과했지만, 야권은 '물타기'로 규정하고 석연치 않은 반응을 보이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아들 도박 논란에 사과

    이 후보는 16일 공보단을 통해 전한 메시지에서 "언론 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아들이 일정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일보가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모 씨가 2019~20년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사과다. '이기고싶다'는 닉네임이 해당 사이트에서 스스로 밝힌 이메일 주소 앞부분 13자리는 이씨가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아이디와 동일하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특히 이씨는 미국에 서버를 둔 한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온라인 포커머니 구매·판매글을 올리고 수도권 도박장 방문 후기를 남긴 것으로 나타나며 '상습 도박' 논란이 불거졌다.

    이 후보가 아들의 도박 문제를 단순히 '카드게임' '유혹'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부적절한 사과라고 질타했다. 게다가 이 후보가 조카의 살인을 '데이트폭력'이라고 한 과거 발언까지 소환됐다.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2006년 조카가 전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을 변호했던 일을 사과하며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고 표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유족 A씨는 1억원 상당의 손배해상청구소송을 냈고, A씨 측은 소장에서 "이재명 후보가 일가족 살인사건에 대해 '데이트폭력'이라고 해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게임? 석연치 않은 사과에 野 비판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뉴데일리에 "조카의 잔혹한 '모녀 살인사건'은 '데이트폭력'으로, 아들의 '나라 망할' '상습 도박'은 '카드게임'으로, 이재명 후보의 후안무치한 상습 물타기는 그 정도를 더해간다"고 꼬집었다.

    1990년생인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서 "사고를 저지른 후 '유혹에 빠졌었다' '용서해 달라'는 건 전형적인 범죄자들의 변명 아니냐"며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아들이 여러 군데 도박장에서 도박하며 보란 듯이 후기를 남겼다. 도박자금의 출처 역시 불분명한데, 단순히 유혹에 빠졌었던 것 같다는 말로 변호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조카는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한, 스토킹 살인을 저질렀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충동조절장애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제한 김 최고위원은 "이재명 후보가 꿈꾸는 세상은 도박이 판치고, 여성의 생명이 위협받는 나라인가. 단순히 유혹 타령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후보 본인과 주변에서 끊임없이 이런 사건 사고들이 나오고 있다면 스스로부터 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양심이 있다면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대선 주자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앞에서 "사건의 실체에 대해 이론(理論·달리 논함)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도 국회에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자기를 스스로 다스리지 않고 가족이 화목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를 다스리기 힘들다는 아주 오랜 교훈이 있다"며 "의혹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것이 옳다. 충분히 국가지도자 자격이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증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어 "특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는 분은 그 부분(논란)에 대해 국민께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정확하게 말씀드리고 용서를 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