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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호주·뉴질랜드 동참

캐나다·영국도 ‘외교적 보이콧’ 검토 중… 일본도 "내부검토 중" 알려져북한, IOC 제재로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 불가… 文 임기 내 종전선언 불가능

입력 2021-12-08 16:33 | 수정 2021-12-08 16:57

▲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반대하는 티베트인들의 시위.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대상으로 한 ‘외교적 보이콧’을 발표한 뒤 동참하는 나라가 하나 둘씩 나온다. 뉴질랜드와 호주가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정부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고, 영국과 캐나다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도 장관급 인사를 보내지 않는 방침을 검토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백악관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중국의 인권 유린이 이유”

‘외교적 보이콧’이란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 선수단은 보내지만 개·폐회식 등 주요 행사에 참석할 외교사절단이나 정부대표단은 보내지 않는 것이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어떠한 외교 또는 정부 공식 대표단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집단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이 밖의 인권 유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동맹국과 이 문제를 논의했고, 우리의 결정을 그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이 고위 당국자는 “동맹국들은 자신들의 사정에 따라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는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대상으로 한 외교적 보이콧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동참하는 나라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백악관 발표 후 뉴질랜드와 호주가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정부대표단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외교적 보이콧, 호주의 국익을 위해 옳은 일”

호주는 8일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대상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외교적 보이콧 결정을 알리며 “이번 결정은 신장위구르 지역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인권 유린과, 호주가 그동안 계속 제기해온 많은 다른 문제들에 따른 대응”이라며 “이는 호주의 국익을 위해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과 관계 악화를 생각하면 이번 결정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모리슨 총리는 “우리는 관계 개선을 위한 (중국과) 회담에 개방적이지만 중국 측이 이런 기회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우리 선수들은 올림픽에 참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는 백악관 발표 직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정부대표단은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는 “외교적 보이콧이 아니라 코로나 방역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랜트 로버트슨 뉴질랜드 부총리 겸 체육부장관은 “지난 10월 방역 문제로 장관급 정부대표단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보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뒤 중국에 사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영국·캐나다·일본은 “외교적 보이콧, 내부검토 중”

BBC에 따르면, 현재 영국과 캐나다도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다. 영국에서는 지난 11월부터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대상으로 한 외교적 보이콧 논의가 있었다. 캐나다는 “미국의 결정을 통지 받았다”며 “동맹국들과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총리가 직접 나서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지만, 현지 언론은 8일 “내부적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 7일 아오야마 시게하루 참의원 의원과 면담했다고 전했다. 아오야마 의원은 자민당 내 보수계 의원 모임 소속이다. 이 모임은 최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장관이나 정치인을 보내면 안 된다”는 주장을 편다.

산케이신문은 8일 “미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대상으로 한 외교적 보이콧을 표명한 이상 일본도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등을 근거로 한 대응을 취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일본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전했다. 

중국이 지난 7월 도쿄올림픽 때 장관급 인사를 보냈다는 이유로 일본이 장관급 정치인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보낼 경우 미국과 공조가 안 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한다는 설명이었다. 때문에 장관급이 아닌 야마시타 야스히로 일본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나 무로후시 고지 스포츠청장을 보내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한다.

중국, “결연히 반대한다”며 보복 다짐… 文대통령 ‘종전선언’ 구상 결국 물거품

한편 중국은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을 두고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며 보복할 뜻을 나타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잘못된 행위에 따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미국은 제 발등을 찍었다. 잘못된 행동의 후과를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의 잘못된 행동은 이미 미·중 스포츠 교류와 올림픽 협력의 기초와 분위기를 파괴했다”며 ‘단호한 반격’을 예고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커녕 정부대표단이 아예 중국에 가지 않는다. 도쿄올림픽에 예고 없이 불참한 북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재(자격정지)에 따라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다. 자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데 김정은이 남북 또는 중국과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찾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빠진 채 남북한과 중국이 종전선언을 할 경우 한미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임기 내 종전선언을 하려던 문 대통령의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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