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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개월째 사람 흔적 없는 유령회사"… '자금세탁'에 힘 실리는 유원홀딩스

건물 관계자 "예전부터 사람 출입하는 것 못 봐… 뭐 하는 회사인지도 몰랐다"유원홀딩스, 등기부등본 등록 사업목적만 50개 이상… 대표는 정민용 변호사정영학 녹취록에 "투자금 넣은 뒤 망하게 하자"… 고의 폐업 후 자금세탁 의혹

입력 2021-11-29 17:27 | 수정 2021-11-29 19:19

▲ 유원홀딩스가 입주한 빌딩의 소개판. 유원홀딩스가 위치한 2층만 비어있다. ⓒ박찬제 기자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기관인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뒤 '고의 폐업'하는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원홀딩스에 수개월째 사람의 출입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건물을 공유하는 관계자들은 원래부터 유원홀딩스에 사람이 잘 출입하지 않은 '유령 같은 회사'라고 말했다.

유원홀딩스는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정민용 변호사가 대표로 등록된 회사다. 지난해 11월10일 설립된 이 회사는 설립 당시 '유원오가닉'이라는 이름을 썼으나 두 달 만인 지난 1월20일 사명을 유원홀딩스로 변경했다. 

빌딩 소개판에서 '유원홀딩스' 회사명 삭제

29일 찾은 유원홀딩스는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의 한 빌딩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유원홀딩스의 소재지는 법인 등기상 변경되지 않았으나, 건물에서 이 회사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9월29일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에는 이 빌딩 소개판에 유원홀딩스가 2층에 위치한다는 안내가 있었지만, 현재는 지워진 상태다. 건물 내부의 사무실 역시 유원홀딩스임을 알아볼 수 있는 흔적이 없었고, 출입문도 잠긴 상태였다. 

건물 관계자 A씨는 "그 사무실(유원홀딩스)은 예전부터 사람이 출입하는 모습을 잘 보지 못했다"며 "TV에 나오기 전에는 뭐 하는 회사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 역시 "9월쯤에 검찰에서 들이닥쳤을 때도 사람이나 자료가 없어서 빈손으로 돌아간 것으로 안다"며 "2층 사무실은 뉴스에 나오기 전부터 사람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말 그대로 유령 같은 회사"라고 전했다.

B씨는 "예전에는 사무실 문과 빌딩 앞의 소개판에 '유원홀딩스'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도 덧붙였다.

▲ 유원홀딩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사무실 출입문. ⓒ박찬제 기자

고의 폐업 통한 '자금세탁' 의혹 나오는 유원홀딩스

유원홀딩스는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자금세탁'을 위해 설립한 회사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천화동인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대장동 게이트 핵심 관계자들이 유원홀딩스를 두고 "투자금을 넣은 뒤 망하게 하자"고 논의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장동 게이트 핵심 인물들이 대장동 개발 수익금을 유원홀딩스에 투자한 뒤, 고의 폐업을 통해 투자금을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하려는 것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유원홀딩스의 사업목적이 수십 개나 된다는 점도 실제 설립 목적이 자금세탁이 아니냐는 의혹을 더한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유원홀딩스의 사업목적은 부동산 임대 및 부동산개발업을 비롯해 △콘텐츠 판권 유통업 △온라인 광고 및 마케팅 대행업 △비료 수입판매업 등 50여 개에 이른다. 

이처럼 규모가 크지 않은 한 개의 회사가 서로 연관이 없는 분야의 사업목적을 수십 개나 적어 내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등기부등본에 등록된 사업목적만 50개 이상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이헌 변호사는 "보통 자금세탁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들이 이것저것 추가해서 10개 남짓의 사업목적을 등록한다"면서도 "50개가 넘는 사업목적을 가진 회사는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부동산개발업이야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근무한 정민용 변호사가 처리했다고 쳐도, 콘텐츠 판권 유통업이나 마케팅 대행업은 유원홀딩스 직원 중 누가 처리했을까"라며 "50여 개나 되는 사업목적을 전부 컨트롤하려면 그만한 인력이 있어야 할 텐데, 내가 알기로 유원홀딩스가 채용공고를 낸 것은 회사 이름이 '유원오가닉'일 때 딱 한 번이었으며 채용규모도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원홀딩스의 대표인 정 변호사는 '천화동인4호' 실소유주이자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로 2014년 11월부터 올 초까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했다.

정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당시 대장동 사업의 민간사업자 선정 기준 결정부터 수익 극대화를 위한 공모지침서 작성 등 사업의 핵심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유 본부장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에 최소 1827억원의 이익이 돌아가게 사업을 만들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정 변호사는 지난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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