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서정시인이 쓴 '향수'를 발굴… 크로스오버로 만들어""정덕희 통해 투병 소식 들어… 후원음악회 준비하다 추모음악회로"
  • ▲ 가수 조영남(좌)과 가수 故 이동원. ⓒ뉴데일리/연합뉴스
    ▲ 가수 조영남(좌)과 가수 故 이동원. ⓒ뉴데일리/연합뉴스
    "동원이가 세계 최고의 클래식을 남겼지. 가요사에 큰 업적을 세웠어. 요즘엔 그냥 전유성이하고 술만 먹는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날 줄은 몰랐지."

    가수 조영남(77)은 1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가수 이동원은 우리 가요계에 세계 최고의 클래식을 남긴 큰 업적을 세웠다"며 "정지용 시인이 쓴 '향수'라는 시가 아름다운 노래로 재탄생한 건 이동원의 공"이라고 추어올렸다.

    "내가 이상 시인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상을 발굴한 사람이 정지용 시인이야. 그 까다로운 이상의 시를 자신이 모 신문사 편집장일 때 실어줬지. 정지용 시인은 윌리엄 워즈워스나 보들레르, 랭보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서정시인이야. 그런 정지용이 쓴 시를 이동원이 발굴한 거지."

    조영남은 "이동원이 '향수'라는 시를 발굴한 것도 대단하지만, 대중가요 전문 작곡가 김희갑이 이 시에 멜로디를 붙여 세계 최고의 클래식으로 만든 것도 대단했다"며 "글자가 굉장히 복잡한 시구를 잘 정리해서 불세출의 노래를 만들어냈다"고 호평했다.

    조영남은 생전의 이동원을 "주변머리가 없던 착한 친구"라고 추억했다.

    "착해 빠져가지고…. 주변머리도 없고, 전유성이하고 비슷하게 그냥 술 마시는 것만 좋아했어."

    조영남은 "이동원이 워낙 내성적이라, 한창 활동할 때에도 가수들과 교류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며 "솔직히 그렇게 아픈 줄도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조영남은 "이동원이 식도암으로 투병 중인 사실도 얼마 전 정덕희 교수의 연락을 받고서야 알게 됐다"며 "원래 이동원을 돕는 후원음악회를 열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추모음악회로 바꿔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음악회는 순전희 정덕희의 공이야. 나도 몰랐는데 어느날 전화가 와서 동원이가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전유성한테 가 있다는 것도…. 그래서 후원음악회를 열자고 우리끼리 합의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 휴…. 원래는 전유성에게 음악회 열리는 장소까지만 동원이를 데리고 나올 수 있느냐고 물어볼 참이었어. 그런데 정덕희한테 전화가 온 거야. (세상을 떠났다고)."

    조영남은 "오늘 22일 오후 6시 서울 청담동 루카 511에서 이동원을 위한 추모음악회를 열 계획"이라며 "공연을 기획한 정덕희 교수를 비롯해 김도향, 임희숙, 윤형주 등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너 박인수 역할은 내가 맡고, 동원이 역은 도향이나 형주가 맡으면 되겠지. 그렇게 엔딩송으로 '향수'를 부를까 해."

    조영남은 "지금도 동원이하고 같이 MBC '토토즐'에서 '향수'를 부른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며 "이 영상을 띄우고 '향수'를 부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식도암 투병 중 향년 70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인은 동명 시에 곡을 붙인 '향수', '가을편지' 등으로 80~90년대를 풍미한 포크 가수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나 1970년 데뷔한 고인은 1989년 정지용 시인의 '향수'에 멜로디를 붙인 동명 곡으로 정상급 가수로 발돋움했다. 당시 테너 박인수와 고인이 함께 부른 이 곡은 '한국판 퍼햅스 러브(Perhaps Love)'라는 찬사를 받으며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결합한 최초의 크로스오버 가요로 평가받고 있다.

    식도암에 걸린 후 '오랜 지기' 개그맨 전유성이 사는 전북 남원 집에서 투병하던 고인은 지난 14일 새벽 4시 10분 전유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아내 이명희 씨. 빈소는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 15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6일 오전 11시 30분. (031)961-9415

  • [영상 출처 = 유튜브 채널 'MBCfesti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