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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국산 드론 쓴다더니… 국방硏 “상용드론, 중국산 부품 가져와 조립만”

“국산 상용드론 업체 대부분, 중국산 저가 부품 구매해 국내서 조립” 국방硏 보고서“현 상태로 계속가면 보안상 위협·유지보수 비용 급증”…육군 “파악해 보겠다”

입력 2021-11-09 15:57 | 수정 2021-11-09 16:09

▲ 지난 9월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열린 '아미 타이거 4.0' 시범 중에 등장한 드론. (기사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강민석 기자.

2019년 9월 육군은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했다. 지난 9월에는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아미 타이거 4.0’ 체험 행사를 하며 다양한 전투용 드론을 선보였다. 이때 상용 드론도 적지 않게 사용했다. 그런데 현재 육군이 사용 중인 ‘국산 상용드론’이 실은 중국산 저가 부품으로 조립한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방연구원 “군 도입한 대부분의 상용드론, 중국산 부품으로 제작”

국방연구원(KIDA) 국방자원연구센터가 지난 7일 공개한 보고서 ‘드론봇 전투체계 후속군수지원 연구방안’에 따르면 “대부분의 상용드론을 제작하는 국내 업체는 중국산 부품을 저렴하게 구매해서 조립만 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육군 등에서 사용 중인 ‘국산 상용 드론’이 사실 중국산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병훈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점은 (군에서 사용하는 상용드론과 관련해) 향후 교체 및 수리비용 과다로 인해 운영유지비용 상승을 야기할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 관련 부품에 대한 원천기술 부재는 보안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처럼 군에서 중국산 부품을 쓴 상용드론을 계속 운용할 경우 향후 장비 운영유지 비용이 급증할 것이라고 오 선임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또한 드론 관련 기술은 발전 속도가 빨라서 현재 군에서 운용 중인 드론 가운데 다수가 머지 않아 단종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부품이 단종되면 군에서 운용하는 드론은 고장 나는 순간 못 쓰게 된다. 드론을 다수 운용해야 하는 육군의 ‘아미 타이거 4.0’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軍서 가능한 드론 정비, 단순 부품교체 수준…대안은 원천기술 확보

군의 드론 운용에서 유지보수도 문제로 지적됐다. 오병훈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군 인력으로는 드론 정비 소요를 감당하기 힘들며, 드론정비 관련 전문인력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그의 조사 결과 현재 군의 드론정비 역량은 단순한 부품교체 정도만 가능하다. 숙련된 기술자는 통신·전자계열 모듈화 부품 교체까지 가능했다. 하지만 임무 수행에 필요한 핵심 장비와 통신회로가 포함된 부품 수리는 중국의 부품 제작사에서만 정비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병훈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군에는 드론을 정비할 능력이 없어 외주업체에서 대부분의 정비를 수행 중”이라며 “향후 다수의 드론을 전력화한 뒤 모든 정비를 외주업체에 맡길 경우 예산 부담이 가중되며 장비 가동률 또한 저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육군 '아미 타이거 4.0'을 구성하는 전투장비들. 드론봇 수가 적지 않다.(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육군 제공.

이런 문제가 생기는 원인으로 오 선임연구위원은 “저조한 부품 국산화율”을 꼽았다. 그는 “드론 제작에 필요한 원천기술 부족이 향후 정비원인 파악 불가나 과다한 운영유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민군 협력을 통해 원천기술 보유업체의 육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드론과 관련한 부품과 장비의 표준화 및 규격화 수립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년 전 “중국산 부품 써도 문제없다”던 육군…“다시 알아보겠다”

중국산 드론 문제는 2017년 12월부터 알려졌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로스앤젤레스 관세사무소의 공문을 입수해 폭로했다. 2017년 8월 작성된 공문에는 “중국산 DJI 드론은 전원이 꺼져 있어도 사용자의 휴대전화에 앱(App)만 깔려 있으면 통신망에 접근할 수 있다”며 “중국은 DJI 드론을 사용해 미국 주요시설의 정보를 빼내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 이후 트럼프 정부는 정부기관과 미군에서의 중국 드론업체 DJI 제품 사용을 금지했다. 드론이 비행 중 수집한 정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전송하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한국군 내부에서는 중국산 드론과 관련 부품에 대한 경계심이 없다. 2019년 5월 당시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한 육군은 DJI 등 중국산 드론으로 장병들을 교육했다. 육군 측에 “상용드론을 많이 도입한 것으로 아는데 혹시 미국 정부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금지한 중국 DJI 제품이나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느냐”고 문의했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운용 중인 상용드론이 어디 제품인지는 모르지만, 보안문제를 해결해 사용 중”이라며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산이라고 해도 GPS 신호 송수신장비나 통신장치 등을 모두 교체하고, 기존 프로그램을 다 지워 사용 중”이라며 “드론의 모터나 뼈대, 껍데기는 관련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드론 교육원에서는 중국산을 쓸 수밖에 없다. 현재 사용하는 중국산 드론을 교체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9일 정례브리핑에서 육군 측에 국방연구원 보고서 내용과 현재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드론의 실태를 물었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며 “관련 내용을 조사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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