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구속)가 2015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 변호사는 당시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호남지역 시장을 지낸 A씨에게 3000만원을 직접 건넸고, A씨는 대장동 사업 인허가를 돕기 위해 이 후보에게 로비를 시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가 3000만원 명목 묻자… 남욱 "성남시에 '인사'하는 비용 포함"
5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15년 6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수원지검 특수부에 소환돼 조사받았다.
당시 남 변호사는 "2010년 초 A 전 시장이 성남시 분당구에서 운영하던 돈가스 가게에서 그를 만나 현금 3000만원을 직접 줬다. A 전 시장은 봉투를 받으면서 '고맙습니다'라고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3000만원의 명목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남 변호사는 "성남시 측에 '인사'하는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A씨 역할은 이재명 압박해 민간개발 인허가받도록 하는 것"
당시 검찰 조사를 주목해야 할 점은 남 변호사가 이 후보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이후 2010년 5월 A 전 시장은 씨세븐(대장동 사업 초기 시행사) 고문으로 왔고, 이후 A 전 시장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을 통해 이재명 시장을 압박해 민간개발 방식으로 인허가를 내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A씨가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취임한 뒤 인허가를 위한 로비를 본격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2010년 6월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대장동 사업을 공영개발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씨세븐은 2009년 초부터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했던 회사로, '공영개발'이 추진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성남시는 2014년 12월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민·관 합동 개발 방식 채택을 공고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재선한 뒤 발생한 일이었다.
A씨는 로비설 부인… "남욱이 곡해하는 것"
A씨는 씨세븐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월급은 물론 법인 명의로 된 에쿠스 차량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업에 부산저축은행 자금을 끌어온 브로커 B씨도 당시 검찰에서 "A 전 시장은 씨세븐에 민주당 관계자들을 소개해준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현재 한 언론사에서 근무 중인 A씨는 경향신문에 "분당에서 프렌차이즈 사업을 씨세븐 쪽과 하려다 잘 안 돼서 그만뒀던 것뿐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한 역할은 전혀 없다"고 로비설을 반박했다.
남 변호사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남 변호사는 1~2번 본 적 있지만 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 왜 그런 곡해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당시 검찰 조사를 받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남욱 변호사가 (이재명 후보에게는) 씨알도 안 먹힌다고 본인이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남 변호사가 JTBC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에게는) 씨알도 안 먹힌다"고 말하며 자신들 사업과 이 후보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짚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뇌물에 대해 나온 것이 전혀 없다. 근거 없는 기사"라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