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영장 기각 이어 남욱 영장도 기각되면 '대장동 수사' 난관 가능성'뇌물 혐의 입증 부족' 판단한 듯… 남욱 다시 불러 조사 후 영장 청구
  • ▲ 미국에 체류 중이던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 18일 새벽 5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이다. ⓒ정상윤 기자
    ▲ 미국에 체류 중이던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 18일 새벽 5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이다. ⓒ정상윤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특혜와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미국에서 귀국 즉시 검찰에 곧바로 체포된 지 만 이틀이 안 돼 석방됐다.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이 당초 예상과 달리 밤 사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체포 시한을 넘기기 전에 남 변호사를 풀어줬다. 

    48시간 체포 시한 안에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견해다. 검찰은 불구속 수사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뇌물 등의 혐의 입증에 자신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만간 남 변호사를 다시 불러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남욱 추가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 결정"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20일 오전 0시20분쯤 남 변호사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불구속 수사가 결정된 것은 아니고 (48시간) 체포 시한 때문"이라며 "구속영장 청구는 추가 조사 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변호사의 체포 시한은 20일 새벽 5시였다. 검찰은 지난 18일 새벽 남 변호사가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자마자 바로 신병을 확보했다. 이후 이틀 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대상으로 추궁했다.

    남욱, 유동규에게 대장동 사업 개발이익 700억 줬을까? 

    검찰은 △남 변호사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등과 공모해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 사업자에게 거액의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공사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입혔는지 △이 과정에서 사업을 주도한 유 전 본부장에게 개발이익의 일부인 700억원을 주기로 약속한 것이 사실인지 등을 들여다보았다.

    또한 △남 변호사가 지난해 말 유 전 본부장이 정민용 변호사와 세운 유원홀딩스에 35억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것도 약속된 돈 중 일부가 맞는지 △남 변호사가 정영학 회계사,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자 정재창 씨와 함께 유 전 본부장에게 3억원을 뇌물로 제공한 것이 맞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배 구속 실패한 검찰… 남욱 영장마저 기각되면 '부실수사' 비난 쏟아질 듯

    검찰이 남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할 만한 범죄 혐의를 잡지 못하면서 대장동 의혹 수사가 난관에 부닥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만배 씨 영장이 기각된 후 검찰이 남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씨를 구속하는 데 실패하면서 '부실수사' 비판을 받은 검찰이 남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구속영장마저 기각될 경우 부실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