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고위 당정청 회의, 11일 마지막으로 사실상 종료靑, 文과 李 만남과 관련 "결정된 것 없고 협의해 봐야"검찰 "수사 대상은 맞다"… 이준석 "관례화라도 이번엔 조심해야"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고위 당·정·청 회의를 내년 대선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선거중립'을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만나기로 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의 '선거중립'을 위해서는 두 사람의 회동도 없던 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재인정부 고위 당·정·청 회의 사실상 종료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매주 일요일 열리던 고위 당·정·청 회의가 지난 11일을 마지막으로 내년 대선 때까지 중단됐다. 대선 직후에는 대통령당선자를 중심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번 정부의 고위 당·정·청 회의는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고위 당·정·청 회의는 여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국무총리·경제부총리·대통령비서실장과 청와대 정책실장 등 당·정·청 고위직이 참여해 주요 국정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문재인정부는 재난지원금 지급, 부동산정책,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등 정국의 주요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고위 당·정·청 회의를 통해 큰 틀을 조율해왔다.

    국정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는 고위 당·정·청 회의를 중단하기로 한 것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는 없었지만, 대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선거중립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꼭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정 간 정책협의를 통해 국정에는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 역시 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되던 지난 7월 초 참모회의에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히 정치중립을 지켜 달라"고 강력하게 주문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회동 일정과 관련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 이 후보님 면담 요청에 협의해 나가겠다고 한 청와대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 후보님은 일정이 많으실 것이다. 도지사로서 국감 받으셔야 하고, 경선 과정에서 경쟁한 분과 원팀을 위한 그런 일정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청와대가 일정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후보 측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서 협의해야 한다.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수사 대상인 이재명 지사 회동하면 논란 일 것"

    정치권에서는 "여당 대선후보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확정되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여당 후보를 밀어 주기 위한 국정운영을 한다는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정·청 회의를 중단한 것이라면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회동도 없던 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구나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으로 검찰의 칼 끝이 이 지사를 향한 시점에 문 대통령이 이 지사와 회동한다면 권력으로 이 지사의 비리를 덮어 주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질 수도 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가 대장동 사건의 수사 대상이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수사 범주 안에 드는 인물이다. 고발됐기 때문에 수사 대상은 맞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두 사람의 만남과 관련 “대통령께서 이재명 후보를 갑자기 만나게 된다면 대통령 핵심 지지층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좀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아무리 여당 대통령후보가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어느 정도 관례화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께서 이번에는 좀 조심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대통령은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하는 자리인데, 특정 당 후보와 비밀 회동하는 것은 대통령이 대선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고, 또 진행 중인 대장동 비리를 공모하여 은폐한다는 의혹도 받을 수 있다"며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자각하시고 처신에 신중을 기하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현직 대통령은 과거와 달리 정당의 총재가 아닌 평당원"이라며 "부디 잘못된 만남이 되지 않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