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대선처럼 한국도 정권교체될 가능성에 촉각…대화 나선다면 베이징 동계올림픽될 것”
  • ▲ 2020년 12월 서울 광화문 닭한마리 식당에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만난 스티브 비건 당시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0년 12월 서울 광화문 닭한마리 식당에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만난 스티브 비건 당시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4일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이유가 내년 3월 한국 대선에 관심을 갖고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티브 비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등 내년 대선 영향 끼치려는 의도일 수도”

    이 주장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GWIKS)와 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가 공동 개최한 북한경제포럼 화상회의에서 스티브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내놓은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비건 전 부장관은 화상포럼에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포함해 북한이 최근에 보인 일련의 관여(series of engagements)는 사실 내년 한국의 정치적 결과(대선 결과)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일 수 있다”면서 “북한은 2020년 11월 미국 대선 때 그랬던 것처럼 내년 봄 한국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될까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자체에 대해서는 “일단 소통은 중요하므로 남북한이 다시 직접 대화를 하게 된 것은 매우 환영한다”며 “미국 또한 북한과 소통 창구를 열고 지속적으로 대화할 방법을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북한은 미국 등과 비핵화 실천을 위한 대화보다는 대화에 나서는 자체만으로 보상을 받으려는 의도가 강하다”며 한국이나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북한, 국제사회 ‘복귀’할 생각 있는 듯…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계기 될 수도

    북한에게 국제사회로 복귀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비건 전 부장관은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미국을 향해 일련의 성명을 내놓는 등 외부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어떤 조건에서 국제사회에 관여할 지를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현재 중국이 북한에게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북한이 한국·미국 등과 관여한다면 이때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대화 제안은 북한이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라며 “미국은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방역과 같은 인도적 대북지원이나 미북 이산가족 상봉 등이 미북 대화에 추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비건 전 부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법적 구속력도 없는 정치적인 성명일 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