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7월에 현금 1억 건네 받아… 같은 해 8월 30일 성남시 찾아가 '대장동 민간개발' 요청공공개발 확정되면 사업자들 크게 손해보던 시기… 1억 금품수수는 "모두 반환했다" 인정돼 무죄
  • ▲ 지난 2015년 3월 13일 이재명(오른쪽) 당시 성남시장이 시청 시장실에서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선임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015년 3월 13일 이재명(오른쪽) 당시 성남시장이 시청 시장실에서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선임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성남시의장 재직 시절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주도했던 최윤길 전 의장이,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1억원 가량의 로비를 받은 뒤 성남시에 민간 개발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한국일보는 "최 전 의장은 성남시의원 재선에 성공한 직후인 2010년 8월 30일 도시개발을 담당했던 성남시 고위 관계자를 찾아가 도시계획위원회 개최를 유보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최 전 의장의 요구는 이날 두 차례 있었다. 그는 도시계획위 연기 요구와 함께 도시개발지구 지정과 관련해 대장동 주민들의 제안을 들어달라는 취지의 요청도 했다"고 전했다.

    "최윤길, 대장동 주민들 제안 들어달라며 민간개발 요구"

    최 전 의장이 성남시를 찾아간 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개발을 추진하다가 철회했던 시기다. LH의 철수로 개발 방식을 민간이 주도할지, 공공이 개발을 주도할지 확정되지 않았던 때다. 

    당시 성남시는 LH가 사업을 철회하자 도시계획위에 지구지정안을 올려 대장동 개발을 다시 계획하고 있었다. 만약 성남시가 공공개발로 대장동 개발을 진행할 경우 민간개발을 염두에 두고 이미 막대한 돈을 투입한 대장동 사업자들에겐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셈이었다.

    공공개발로 확정되면 대장동 사업자들 막대한 손해

    성남시의 한 내부 인사는 "당시 대장동 주민들의 민간 개발 요구가 빗발쳤는데, 그 뒤엔 개발업자들이 있었다"며 "민간개발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 전 의장이 시청에 찾아간 것 아니겠느냐"고 이 매체에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 전 의장에 해명을 요청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대장동 사업자들은 민간 개발을 관철시키기 위해 정계 인사들에게 금품로비를 하기도 했다. 실제로 부동산개발업체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 이모씨는 금품로비를 한 사실이 적발돼 형사 처벌을 받기도 했다. 그는 자회사인 자산관리회사 대장AMC 대표 김모씨와 함께 2010년 6~7월 최 전 의장을 만나 쇼핑백에 현금 1억원을 담아 건넸다. 그러면서 도시개발지구 지정을 민간개발 방식으로 승인받을 수 있도록 청탁했다고 한다.

    최윤길, 현금 1억 받았지만 "반환했다" 주장에 무죄 

    이후 최 전 의장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현금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 모두 반환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금품 반환 여부와 관계없이, 최 전 의장은 성남시와 시의회에서 민간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전 의장은 2012년 7월엔 성남시의회 하반기 의장으로 선출됐고, 이때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 유동규씨가 몸 담았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에 힘썼다. 성남시의회는 2013년 2월28일, 제193회 임시회를 열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의 통과 여부를 표결해 부쳤는데, 이때 설립안 통과를 주도한 인물이 최 전 의장이다. 

    최윤길 주도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

    당시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공사 경영 부실이 미래 시 재정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당론을 내세우며 반대해, 2명의 자당 의원을 남겨놓고 퇴장했는데, 최 전 의장은 새누리당의 퇴장이라는 파행을 무릅쓰고 표결을 진행해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최 전 의장은 2014년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 재선을 노리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같은 해 6월말 성남시의장 임기를 마친 뒤 물러난다. 이후 2015년 3월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에 임명되는데, 당시 임명권자는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이재명 경기지사였다. 이 지사는 2015년 3월13일 성남시청 시장실에서 최 전 의원에게 직접 임명장을 건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