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품수수 시점에 부동산 및 비료업체 설립… 검찰, 응급실서 연행해 조사"천화동인5호 정영학 녹취파일에… 유동규 요구한 돈 전달 경위·과정이 담겨"
  • ▲ 성남도시개발공사. ⓒ뉴시스
    ▲ 성남도시개발공사. ⓒ뉴시스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일 검찰에 연행됐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에 거액의 금품을 요구해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새벽에 급성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치료와 검사를 이유로 출석을 한 시간 미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그러나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유 전 본부장을 응급실에서 체포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경기관광공사 사장 시절 화천대유 관계자를 찾아가 고액의 배당 수익 등을 거론하면서 돈을 달라고 했다고 전한다. 유 전 본부장은 경기관광공사 사장 퇴임 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영학 회계사 제출 녹취에 담겨

    앞서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5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낸 녹취파일에는 화천대유 측이 유 전 본부장이 요구한 돈을 건네는 경위와 과정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금품수수 의혹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부동산 및 비료 관련 업체인 유원오가닉을 세웠으며, 이 업체는 지난 1월 유원홀딩스로 이름을 바꿨다. 유 전 본부장의 부하직원이었던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변호사) 부부가 각각 대표와 감사를 맡았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당시 대장동의 민관 합동 개발계획을 설계하고, 2015년 3월 화천대유를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책임자다. 특혜 문제점인 주주 배당 방식도 설계한 당사자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금품수수 혐의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후수뢰 등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은 사업자 선정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돈을 받은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부패지옥 청렴천국"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패지옥 청렴천국"이라며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지옥문이 열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민 몫을 포기할 수 없어 마귀의 기술과 돈을 빌리고 마귀와 몫을 나눠야 하는 민관 공동개발을 했다"고 밝힌 이 지사는 "장물을 나눈 자가 도둑이고, 곽상도 아들에 50억 준 자가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지칭한 '마귀'는 결국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 측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