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닷새 만에 또 전북행… "정세균, 내가 총리로 추천"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된 사직안이 가결된 뒤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된 사직안이 가결된 뒤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의원 사퇴로 배수진을 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낙연 예비후보가 경선에서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고향인 전북을 방문해 구애에 나섰다. 지난 10일 전북을 방문한지 닷새만이다. 

    이낙연 후보는 의원직 사퇴 절차도 마무리 지으며 호남에서 반전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낙연, 전북 찾아 정세균 극찬

    이낙연 후보는 15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전북 의원 간담회에서 "(정세균 전 총리를) 25년 동안 늘 가깝지만 어려운 선배로 모셔왔었다"며 "그리고 최근에는 그 어른이 총리가 되시는데 제가 전임자로서 인사권자께 추천했던 사람의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세균 총리는 놀라운 균형감각을 갖고 계시고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가장 잘 갖추어진 정치 지도자"라며 "정 총리께서 이루고자 하셨던 꿈을 제가 이어받아서 이루도록 부족한 힘이지만 모두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의원직 사퇴 인한 지지율 상승세를 호남에서 이어가 대역전을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오는 25일 광주전남 순회 경선에는 12만7000여 명, 26일 전북에는 7만6000여 명의 선거인단이 있다. 

    실제 이낙연 후보의 호남 지지율도 상승세다. 여론조사업체 PNR이 뉴데일리의 의뢰로 지난 10~11일 실시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만 18세 이상 1003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에서 이 전 대표의 광주·전남북 지지율은 38.4%로 이재명 경기지사(33.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낙연 후보는 일주일 전에 나왔던 같은 조사보다 9%p 상승했다.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낙연 후보의 상승세 동력으로 꼽히는 의원직 사퇴 절차도 완료했다. 국회는 15일 본회의에 상정된 '국회의원 이낙연 사직의 건'을 총투표 수 209표 중 찬성 151표, 반대 42표, 기권 16표로 가결했다. 

    이 후보는 표결 직전 신상 발언을 통해 "꽤 오랜 고민이 있었다. 결론은 저를 던지자는 것"이라며 "정권 재창출이라는 역사의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급작스런 의원직 사퇴에 일자리를 잃은 보좌진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할 때는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與, 정세균 표 무효처리… 이재명 득표율 상승

    이낙연 후보가 상승세를 타며 호남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득표율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의 표를 무효화하기로 하면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오히려 상승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51.41%에서 53.71%로 상승했다. 이낙연 후보도 31.08%에서 32.46%로 상승했지만, 이재명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해 결선 투표로 끌고가려는 상황에서 악재다. 민주당은 10월 10일 마무리되는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4~5일 후 1위와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러 후보를 결정한다. 

    이낙연 캠프의 한 의원은 15일 통화에서 "정 총리의 사퇴로 상대 지지율이 올랐지만 큰 그림으로 볼 때 개의치 않으려 한다"며 "호남에서 풍향계가 바뀐 것이 피부로 체감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적격투성이인 이재명 지사와 관련한 의혹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이제 유권자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박혔다. 

    한편 이낙연 후보의 전북 방문이 있었던 15일 전북도의회 앞에서는 이낙연 후보의 지지자 임모씨가 이재명 후보의 전북 경선본부 공동본부장 이모씨의 얼굴을 가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임씨는 이낙연 후보가 전북도의회에 방문한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이재명 지지' 기자회견을 열자 격분해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